[수도권]서울대공원 미니어처 박물관 ‘하비 인 월드’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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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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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cm건담… 5m 항모 모형…

서울대공원 내 옛 IT월드 건물에 들어선 ‘하비 인 월드’는 로봇, 모형 군인, 테디베어등 만화나 영화 캐릭터 모형과 인형을 한곳에서 볼 수 있는 상설 박물관이다. 캐릭터 전시뿐 아니라 힙합 문화 중 하나인 ‘그래피티 스튜디오’(사진)나 무선조종 자동차 공간처럼 관람객 체험 공간도 마련됐다. 하비 인 월드 제공
서울대공원 내 옛 IT월드 건물에 들어선 ‘하비 인 월드’는 로봇, 모형 군인, 테디베어등 만화나 영화 캐릭터 모형과 인형을 한곳에서 볼 수 있는 상설 박물관이다. 캐릭터 전시뿐 아니라 힙합 문화 중 하나인 ‘그래피티 스튜디오’(사진)나 무선조종 자동차 공간처럼 관람객 체험 공간도 마련됐다. 하비 인 월드 제공
“로봇이나 모형 비행기 수집에 관심 있는 사람 많다며?”

“취미가 비슷한 사람들이 소장품을 전시할 수 있는 곳을 만들면 어떨까?”

“온 가족이 공감할 수 있는 아이템이 추가되면 좋겠네.”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안에 만들어진 박물관 ‘하비 인 월드’. 이 박물관이 생기기 전 관계자들의 기획회의 시간에는 이런 대화가 오갔다. 하비 인 월드는 일본 공상과학만화영화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의 주인공인 건담 로봇과 밀리터리 피겨(Military Figure·모형 군인), 테디베어 등 만화나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 모형과 인형을 한곳에서 볼 수 있는 상설 박물관으로 최근 탄생했다. ‘하비 인’은 취미를 뜻하는 영어 단어 ‘하비(Hobby)’와 사람 ‘인(人)’을 붙여 만든 단어.

박물관은 옛 ‘IT(정보기술)월드’ 건물을 개조해 지어졌다. 이곳은 정보통신부로부터 기부 받은 공간. 서울시는 빈 공간을 활용한다는 취지로 박물관을 개관했다. 시 관계자는 “‘키덜트’(Kid와 Adult의 합성어로 어른이 된 이후에도 어린 시절의 감성을 간직한 성인을 뜻함)나 ‘오타쿠’(한 분야에 몰두하는 마니아를 일컫는 일본어)들이 좋아할 만한 작품을 중심으로 2000점 이상 전시했다”고 말했다. 작품들은 대부분 개인 소장품으로 3년간 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8일 오후 찾은 현장 입구부터 190cm 대형 건담 모형이 관람객을 압도했다. 건담 마니아인 우동순 씨가 특수 재질로 코팅된 종이를 재료로 해 만든 것이다.

박물관은 3개 층으로 6597m²(약 1995평) 규모다. 1층에는 건담 로봇 모형과 밀리터리 피겨, 영화 장면 재현 미니어처 세트 등 남성이 주로 좋아할 만한 작품이 전시돼 있다. 항공모함을 72분의 1 크기로 줄여 만든 5m짜리 모형 항공모함이나 기차역 미니어처 등 정교한 전시품들은 관람객의 시선을 잡기에 충분했다. 특히 기술자 20명이 모여 건담을 만드는 ‘실내 수리소’ 작품이 주목을 받았다. 기술자 모형의 크기가 1cm로 작지만 동작이나 얼굴 표정에서 긴박함이 묻어나와 마치 진짜로 건담을 만드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

건담 모형
건담 모형
2층은 테디베어, 구체관절인형 등 여성이 좋아할 아기자기한 작품이 주를 이룬다. 닥종이 인형이나 한지 인형, 규방 공예 등 한국적인 느낌이 많이 나는 작품들도 전시됐다. 이곳에서는 지점토 만들기나 수채화 부채 만들기 같은 가족 단위 프로그램이 주말에 열릴 예정이다. 3층은 무선조종 자동차와 레이싱 트랙 전시 공간으로 관람객들이 직접 자동차를 조종할 수 있도록 했다.

만화 피겨 로봇 수집가의 천국으로 불리는 일본 도쿄 나카노(中野) 동네 분위기가 난다는 소식에 개관 초부터 인터넷 블로거와 피겨 동호회 회원들이 이곳에 몰려들고 있다. 하지만 작품 수에 비해 공간이 너무 넓어 전시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양한 종류의 작품을 전시하다 보니 통일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입장료는 어른 1만 원, 청소년 9000원, 어린이 8000원.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한윤창 인턴기자 한양대 법학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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