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움직이는 특급호텔’이 속살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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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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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모항으로 첫 입항
호화 크루즈선 레전드호

4일 부산항에 입항한 로열캐리비안 소속 호화 크루즈선 레전드호. 부산항만공사 제공
4일 부산항에 입항한 로열캐리비안 소속 호화 크루즈선 레전드호. 부산항만공사 제공
4일 오전 11시 부산 영도구 동삼동 부산국제크루즈터미널. ‘움직이는 궁전’으로 불리는 호화 크루즈선 레전드호가 속살을 드러냈다. 이날 부산항을 모항(母港)으로 처음 입항한 것을 기념해 취재진에 내부를 개방한 것. 무게 7만 t, 총길이 264m로 한국 중국 일본을 운항하는 크루즈선 중 가장 크다. 크루즈선 모항은 승객이 타고 내리는 출발 및 종착지로 이용되는 항. 당연히 지역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레전드호는 세계 2위 크루즈선사인 미국 로열캐리비안 인터내셔널(RCI) 소유.

승객 1800명과 승무원 735명을 태우고 입항한 레전드호 내부는 3년 연속 아시아 최고 크루즈선으로 선정된 배답게 특급호텔에 버금갔다. 선실은 바다가 보이지 않는 쪽은 12.8∼16m²(약 4∼5평), 바다가 보이는 쪽은 14.3m²(약 4평), 발코니 쪽은 17.9m²(약 5.5평) 규모로 2∼8층에 배치했다. 방마다 더블침대와 화장실 등이 갖춰져 있다. 회의 및 칵테일파티가 가능한 콘퍼런스센터, 면세점, 대극장, 카지노, 스파, 수영장, 조깅트랙, 도서관 등 부대시설도 갖췄다. 지붕이 열리고 닫히는 수영장 및 일광욕장과 높이 60m의 암벽 등반, 미니골프장, 360도 회전이 가능한 바이킹 크라운 라운지,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어드벤처 오션센터가 눈길을 끌었다.

중국 홍콩 대만 영국 미국인 등으로 구성된 승객들은 이날 코스와 개별로 나눠 관광을 즐겼다. 1코스는 경주 불국사∼천마총∼용두산∼자갈치시장, 2코스는 해동용궁사∼APEC 누리마루하우스∼롯데쇼핑∼자갈치시장, 3코스는 용두산∼자갈치시장∼범어사를 돌았다. 이들이 이날 부산에서 쓴 돈은 3억6000만 원 정도. 홍콩 승객 72명은 이날 오후 김해국제공항에서 출국했다. 크루즈와 비행기 연계 관광이다.

오후 4시 부산항을 떠난 레전드호는 11일까지 중국 톈진(天津)∼일본 가고시마(鹿兒島)∼벳푸(別府)∼후쿠오카(福岡)∼부산항을 운항한다. 레전드호는 이번을 포함해 올해 총 7회 부산항을 모항으로 입항한다. 내년부터는 로열캐리비안 소속 14만 t급 초호화 크루즈선 보야저호가 부산을 모항으로 운항할 계획이다. 잉바 넛센 선장은 “레전드호가 가는 곳 중 부산 자갈치시장이 가장 인상적”이라며 “승객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관광과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부산항에는 총 19회 크루즈선(2만4000여 명)이 들어왔다. 12월까지 27회(8만7000여 명) 더 들어올 예정이다. 천안함 폭침 사건과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지난해 77회(13만1000명)보다는 입항이 줄었으나 내년에는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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