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로 뜬 ‘SNS 스타’는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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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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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친 동물 무료치료” 순식간에 퍼져… 일주일 관련글 3524건

“이번 집중 폭우로 다친 반려동물이 있다면 연락 주십시오. 저희 병원에서 무료로 치료해 드리겠습니다. 작지만 이렇게나마 힘을 보태고 싶네요.”

기록적인 폭우로 서울 우면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한 다음날인 지난달 28일, 트위터에 올라온 짧은 글이 삽시간에 인터넷과 모바일에 퍼지기 시작했다. 쓰나미처럼 밀려드는 물살에 곳곳에서 강아지 고양이 등 반려동물들이 다치거나 주인을 잃었다는 소식을 접한 수의사 이종찬 씨(39·서울 강남구 신사동 치료멍멍동물병원 원장·사진)가 올린 글이었다.

반려동물을 키우거나 주변의 동물이 다친 트위터 사용자들이 이 씨의 글을 퍼다 옮겼고, 이 씨는 지난 1주일간 폭우와 관련해 트위터에서 가장 자주 거론된 ‘SNS 스타’가 됐다.

수의사 이종찬 씨가 폭우 후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주운 강아지를 찾아가라며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사진.
수의사 이종찬 씨가 폭우 후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주운 강아지를 찾아가라며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사진.
동아일보가 텍스트마이닝 전문기업인 ‘트렌드시크’와 함께 지난달 25일부터 31일까지 이번 폭우와 관련해 트위터와 블로그에 오른 글 8만3898건을 분석한 결과 이 씨와 관련한 글은 모두 3524건이었다. 이번 폭우의 주무 지방자치단체장 중 한 명인 오세훈 서울시장(2위·1518건)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주변에 자신을 ‘개 아범’이라고 소개하는 이 씨는 이례적으로 24시간 진료가 가능한 동물병원을 운영하고 있어 폭우 피해로 밤늦게 찾아오는 동물도 치료해줄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씨는 물난리로 극심한 교통 정체를 겪은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주인을 잃은 1살짜리 수컷 스피츠 강아지를 발견해 자신의 트위터에 주인을 찾는 공고문을 내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3위·705건)과 함께 현기환 한나라당 의원(4위·186건)이 이번 폭우 사태와 관련해 SNS에서 자주 거론된 것도 눈에 띈다. 현 의원은 물난리 후 인터넷과 모바일에서 회자된 이른바 ‘폭우 괴담’과 관련해 자주 등장했다. 경찰이 ‘서울시의 수방예산 감소로 수도권 폭우 피해가 심했다’는 식의 글을 생산하거나 옮기는 누리꾼에 대한 수사 방침을 밝히자 SNS에서는 여당 소속인 현 의원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내놓은 지적을 근거로 경찰을 비판한 데 따른 것이다.

현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서울시내 빗물펌프장의 시설용량 거의 대부분이 집중호우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수해방지를 위한 서울시 일반예산은 점점 줄어 66억 원에 불과해 수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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