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전화했는데…” 동아리 친구들 ‘충격’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27일 14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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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태로 동료 회원 10명을 한꺼번에 잃은 인하대학교 발명동아리 '아이디어뱅크' 학생들은 27일 갑작스러운 비보에 충격과 슬픔에 휩싸여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 동아리 회원으로 활동하다 군대에 갔다는 신동규(21) 씨는 "얼떨떨하고 믿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신 씨는 "어제까지도 동아리 형과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연락을 주고 받았는데 아침에 TV에 나온 춘천 산사태 사고 사망자 명단에 형의 이름이 있었다"며 "다음에 보자는 문자메시지가 마지막이 됐다"라고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휴가 나왔다 부대로 복귀 중이라는 그는 "모교에 분향소가 차려지면 부대에 알리고 혹시 나올 수 있는지 살펴보겠다"라고 말했다.

이 동아리 회원인 김유림(21.여) 씨는 이날 새벽 사고 소식을 접하고 같은 동아리 회원 3~4명과 사고 현장인 춘천으로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김 씨는 "잠결에 다른 학교 친구로부터 전화로 사고 소식을 전해 듣고 깜짝 놀랐다"며 "일부 신입생 빼고는 거의 모든 회원과 알고 지냈고 춘천으로 봉사활동을 간다는 소식도 전해 들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사고 희생자들이 옮겨진 병원부터 가볼 계획이라는 그는 "이런 일이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지만 우선 현장에 가서 상황을 지켜보고 도울 수 있는 일을 돕겠다"라고 말했다.

이 동아리 회원을 자녀로 둔 부모의 심정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이다. 아들이 동아리 회원으로 활동한 다음 지난해 9월 군에 입대했다는 우미옥(44.여) 씨는 "아침에 라디오 뉴스에서 자원봉사 간 대학생 여러 명이 숨졌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인하대 아이디어뱅크 동아리 학생들인 줄은 몰랐다"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우 씨는 "매년 여름방학이면 산간벽지 소규모 학교 어린이들을 찾아다니며 봉사활동을 하는 동아리로 알고 있다"며 "우리 아들 친구들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었을 텐데 이게 웬 날벼락이냐"라며 안타까워 했다.

아이디어뱅크 소속 학생들은 지난 25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춘천의 한 초등학교에 자체 과학 봉사활동을 떠났다가 숙소로 이용한 펜션이 산사태로 매몰돼 10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인하대 1~4학년 학생 49명이 회원으로 가입된 이 동아리는 1988년 설립 이후 발명경진대회와 아이디어 공모전 참가, 창업캠프 참여, 발명캠프 운영 등 꾸준한 활동을 벌여왔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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