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대 학생들의 ‘끈질긴 캄보디아 봉사’

  • 동아일보

1년전 외진 마을 처음 방문… “아이들에 교실 만들어주자”
3번째 찾아가 마침내 완성

대구대 ‘심 봉사단’이 세 번 방문 끝에 완성한 교실 준공식을 크로퍼 마을 주민들과 함께 열고 있다. 대구대 제공
대구대 ‘심 봉사단’이 세 번 방문 끝에 완성한 교실 준공식을 크로퍼 마을 주민들과 함께 열고 있다. 대구대 제공
“우리가 만든 교실에서 공부한 아이들이 훗날 캄보디아의 인재가 됐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대구대 재활심리학과 2학년 남세진 씨(21·여)는 20일 “봉사활동을 했다기보다 오히려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지는 도움을 받은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남 씨 등 대구대생 24명으로 구성된 ‘心(심) 봉사단’은 최근 캄보디아 바탐방 지역 크로퍼 마을 아이들을 위해 교실 한 칸을 완성했다. 이곳은 수도 프놈펜에서 서북쪽으로 320km 떨어진 외딴 마을. 자동차로 5시간가량 가야 하는 거리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데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이 공부할 공간도 없었다.

대구대생들이 이 마을을 처음 방문한 때는 지난해 여름. 일주일 머물면서 작은 도서실과 화장실은 만들었지만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교실은 짓지 못했다. 학생들은 지난해 겨울방학에 이 마을을 다시 찾았다. 방과 후 사용할 교실의 기초공사를 하고 칠판과 책걸상은 갖췄으나 교실은 일정 때문에 완성하지 못했다.

세 번째 이 마을을 찾은 ‘心 봉사단’은 방과후 교실을 마침내 완성했고 주민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열었다.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실내 인테리어도 예쁘게 꾸미고 벽에는 그림과 함께 마음을 나눈다는 뜻에서 ‘心’자를 새겼다. 전선을 길게 연결해 전등도 켤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겨울에 이어 두 번째 방문한 토목공학과 4학년 박성규 씨(26)는 “밤에는 할 게 없던 아이들이 이젠 불을 밝힌 교실에 모여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돌아왔다”며 “교실을 완성하지 못해 늘 마음에 걸렸는데 정말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학생들과 함께 교실 만들기 작업을 했던 김시만 봉사단장(산업디자인학과 교수)은 “세 번의 방문으로 주민들과 마음을 나눌 수 있었던 점도 큰 성과”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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