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모노레일 공사, 안전 문제 없나요?”

  • 동아일보

내달 궤도빔 설치 앞두고 일부 시민들 불안감 호소
개당 85t 빔 운반이 관건… 건설본부 “안심해도 된다”

대구 중구 건들바위 사거리에 현재 공사 중인 도시철도 3호선 21번째 정거장(왼쪽)과 완공 후 조감도. 대구시 도시철도건설본부 제공
대구 중구 건들바위 사거리에 현재 공사 중인 도시철도 3호선 21번째 정거장(왼쪽)과 완공 후 조감도. 대구시 도시철도건설본부 제공
“어이쿠! 건물 덩치가 생각보다 크다. 교각이 잘 버틸까 걱정되네.” 19일 오후 대구 중구 대봉동 건들바위 사거리에서 만난 운전자 박정수 씨(39)는 눈앞에 펼쳐진 거대한 철골 구조물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박 씨는 “주변 4차로 전체를 거의 덮을 만큼 크니까 차로 지나갈 때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불안하다”고 전했다. 대구도시철도 3호선 공사 구간 중에서 정거장 구조물이 들어선 것은 이곳이 처음이다. 정거장은 폭 16m, 길이 43.5m에 이른다. 시민들은 지하철과 달리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모습의 정거장 규모가 훨씬 크게 느껴진다며 ‘안전’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다.

대구도시철도 3호선 공사가 2년을 넘어서면서 주요 구조물이 모습을 갖추고 있다. 새 교통수단이라는 기대와 함께 안전에 대한 걱정도 적지 않다. 현재 공정은 33% 정도. 특히 다음 달부터 모노레일이 달릴 궤도빔 설치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궤도빔 설치는 이번 공사 가운데 가장 중요한 작업이다. 폭 85cm, 높이 180cm 크기의 궤도빔은 콘크리트 재질이지만 강도를 높이기 위해 8개 구멍(지름 7cm)에 성인 엄지손가락 정도의 강선(철근) 12가닥이 들어갔다. 개당 무게는 무려 85t. 10t 트럭 11대 정도의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지금은 하루 평균 2, 3개를 생산하고 있다. 6월 말 현재 전체 1316개 중 70개(5.3%)를 만들었다.

문제는 특수운반차량까지 총 175t의 무게다. 공사현장까지 안전하게 궤도빔을 운반하려면 최대한 하중을 분산시키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도입한 특수운반차량은 길이 40m에 바퀴가 130개나 된다. 현재 매천대교 수성교 등 운반차량이 통과해야 할 17개 주요 교량이 무게를 견딜 수 있는지 경북대 방재연구소와 진단 중이다. 운반시간도 교통을 방해하지 않고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전날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로 정해졌다. 대구시 도시철도건설본부는 건들바위 사거리부터 궤도빔을 설치해 2013년 상반기에 완료할 계획이다.

‘공사 안전성’ 우려에 대해 도시철도건설본부는 모든 공정을 시민들에게 공개해 안심시킨다는 방침이다. 우선 3호선 건설 정보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QR코드(스마트폰용 격자무늬 바코드)를 각 공사 구간에 설치했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찍으면 3호선 공사추진 현황, 정거장 조감도, 모노레일의 장점 등을 알 수 있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범시민 자문단’을 초청해 공사 추진 현황과 모노레일 특성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했다.

안용모 도시철도건설본부장은 “시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설계 단계부터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며 “3호선이 교통수단뿐만 아니라 대구의 명물이 될 수 있도록 미관에도 신경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북구 동호동 차량기지에서 수성구 범물동 범물기지까지 23.95km를 잇는 도시철도 3호선은 총사업비 1조4282억 원을 들여 2014년 10월에 개통할 예정이다. 모노레일은 3량 1편성 무인 자동운전으로 운행된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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