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칠곡에 이어 전북 군산의 미 공군기지에서도 고엽제를 살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잇따라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군산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회원 20여 명은 1일 군산 미 공군기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960년대 군산기지에서도 고엽제가 살포됐다는 의혹이 속속 제기되는 만큼 하루빨리 민관 합동 조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미군의 일방적 발표를 더는 믿을 수 없다”면서 “군산기지 주변에 대한 전면적인 환경조사부터 착수하고 미군과의 협의를 통한 기지 내 조사를 속히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고엽제 피해가 우려되는 군산기지 내 한국군과 민간인 노무자, 군산기지 인근 마을 주민에 대한 건강검진도 조속히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군산 미군기지 우리 땅 찾기 시민모임’도 이날 성명을 내고 “1968년 군산 미군기지와 인근 야산에 고엽제가 뿌려졌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 당시 군산기지가 고엽제를 보유하고 있었고, 일부를 어딘가에 폐기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최근 기름 유출 사고가 난 군산기지에 석면 매몰 의혹에다 고엽제 살포 의혹도 강하게 제기되는 상황에서 기지 내부에 대한 환경실태 조사는 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군산 미 공군기지는 430만 m²(약 130만 평) 규모로 일제강점기 일본군이 비행학교로 운영해오던 것을 1945년 광복 직후 미군이 넘겨받아 사용해오고 있다. 현재 이곳에는 미군 3000∼4000명이 주둔하고 있으며 국내 미군기지 가운데 유일하게 가족 동반이 금지된 부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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