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작년 울산옹기엑스포는 ‘비리 엑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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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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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인건비 허위 지급 등 용역비 사기 교수 2명 입건
대형옹기 기네스 등재도 미궁… 市의회 진상규명 요구

지난해 9월 30일부터 25일간 울산에서 열렸던 '2010 울산세계옹기문화엑스포'를 위해 특별 제작된 대형 옹기. 울산 울주군은 이 옹기의 세계 기네스 기록 등재를 추진했지만 대행업체 대표가 사기 등의 혐의로 경찰에 구속되면서 아직 등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지난해 9월 30일부터 25일간 울산에서 열렸던 '2010 울산세계옹기문화엑스포'를 위해 특별 제작된 대형 옹기. 울산 울주군은 이 옹기의 세계 기네스 기록 등재를 추진했지만 대행업체 대표가 사기 등의 혐의로 경찰에 구속되면서 아직 등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지난해 9월 30일부터 25일간 울산에서 열린 ‘2010 울산세계옹기문화엑스포(옹기엑스포)’가 많은 비리로 얼룩졌던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민주노동당은 “울산시가 ‘성공한 엑스포’로 홍보했던 옹기엑스포가 사실은 ‘비리 엑스포’였다”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 사기로 얼룩진 엑스포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옹기엑스포 행사 용역비 중 4억6000만 원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서울과학기술대 A 교수 등 교수 2명을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교수는 지난해 9월 30일∼10월 24일 울산 외고산 옹기마을 일원에서 열린 옹기엑스포의 세계옹기전 물품 유치 등 8개 과제 연구용역을 하면서 사업비용으로 할당된 12억여 원 가운데 4억1000만 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A 교수는 외국에서 초빙된 장인들에게 인건비를 준 것처럼 자료를 꾸며 엑스포조직위원회에 비용을 청구하거나 옹기 구매와 운송, 도록 인쇄 과정에서 허위로 계약하는 등의 수법으로 연구사업비 일부를 빼돌렸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또 A 교수와 공모해 엑스포 도록 제작 시 허위 및 과대 자료를 근거로 용역비를 청구해 5000만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같은 대학 B 교수도 입건했다.

이에 앞서 울산 울주군은 옹기엑스포를 위해 특별 제작한 높이 230cm, 둘레 520cm, 무게 0.7t인 대형 옹기를 세계 기네스 기록에 등재하기 위해 대행업체에 9000여만 원을 주고 용역을 맡겼다. 그러나 대행업체 대표가 사기 등의 혐의로 경기지방경찰청에 구속되면서 아직 기네스 기록 등재가 이뤄지지 못했다.

○ 진상 규명해야

민주노동당 울산시당(위원장 김창현)은 26일 논평을 통해 “옹기엑스포 개최 이전부터 끊임없이 제기된 이 같은 비리 의혹에 대해 울산시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정산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민노당 소속 천병태 울산시의원은 이번 사건에 대한 행정사무처리 상황 보고를 듣기 위해 행정위원회 소집을 요청했다. 울산시 오동호 행정부시장은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경찰청에 자료를 요청해놓고 있다”며 “재판 결과에 따라 법적 대응과 함께 관련자도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숨 쉬는 그릇, 미래를 담다’란 주제로 열린 옹기엑스포는 옹기를 소재로 한 세계 최초 엑스포. 엑스포 기간 중 관람객은 엑스포 조직위가 목표한 70만 명보다 15% 많은 80만7678명(내국인 75만6465명, 외국인 5만1213명)이었다고 울산시는 발표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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