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전남 소방관 또 자살… 한달새 3명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복리후생 총체적 점검 필요”

전남지역 소방관들이 잇따라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25일 오전 7시 반경 전남 여수시 한 아파트 뒷산 등산로에서 전남도소방본부 소속 최모 소방령(56)이 나무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소방서 직원들이 발견했다. 최 소방령은 지난달부터 병가를 내고 집에서 쉬고 있었다. 여수경찰서는 최 소방령이 지병과 우울증을 앓고 있는 등 처지를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앞서 22일 담양소방서 소속 김모 소방장(45)이 목을 맸고 지난달 15일에는 보성소방서 소속 강모 소방교(53)가 음독자살을 했다. 이들 2명도 우울증을 앓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지역에서 소방관 자살은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12년 동안 3명으로 자살 동기는 모두 개인 사정이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한 달 사이에 소방관 3명이 우울증으로 잇따라 목숨을 끊자 우려가 일고 있다. 동료 소방관들도 당혹감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잇따른 소방관 자살을 단순하게 우울증으로만 치부해선 안 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근무 형태나 직급체제, 승진 시험, 근무 환경 등과 관련해 조직 내 문제가 있는지 총체적 점검이 차제에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소방관 직무 특성상 외상후스트레스 등에 노출돼 있는 점을 감안해 심리치료 등이 수반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올해부터 전남도가 운영하는 재난심리 지원센터를 활용해 소방관들의 외상후스트레스 상담을 실시할 계획이다. 전남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잇따른 직원들 자살에 모두 당혹해하고 있다”며 “전 직원 면담이나 지역별 정신과 자문의사 위촉 등 정확한 원인 파악과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