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사랑을 노래하는 ‘네잎클로버’

“취미 생활하며 어려운 이웃도 돕고...”

지난달 23일 부산 동래구 명륜동 동래메가마트 정문 쪽 문화존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는 네잎클로버. 동래구청 제공

“취미 생활도 하고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어 좋습니다.” 며칠 전 부산 동래구 명륜동 동래메가마트 정문 앞 등나무 아래 마련된 간이무대 주변에 통기타와 하모니카 화음이 울려 퍼졌다. 자그마한 체구의 40대 남성 두 사람이 ‘꿈의 대화’를 감미롭게 불렀다. 둘러선 시민들이 귀에 익은 멜로디에 박수를 보냈다.

동래메가마트 정문 앞 문화존에서 펼쳐졌던 ‘네잎클로버’ 공연 모습. 네잎클로버는 지난해 3월 ‘통기타를 사랑하는 모임(통사모)’에서 만난 허재명 씨(46·국립식물검역원 영남지원 양산사무소)와 채관호 씨(47·부산도시철도 4호선 수안역장)가 의기투합해 만든 거리공연 듀엣이다.

“처음에는 시민들에게 노래를 들려주는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그러다 더 의미 있는 일을 생각한 것이 소년소녀가장 돕기 모금이었어요.” 공무원과 공사 직원인 두 사람은 바쁜 시간을 쪼개 시민들에게 노래를 선물한다. 14일 오후 2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7080 노래’를 들려줄 예정.

지금까지 네잎클로버가 거리공연으로 모금해 공공기관 등에 전달한 성금은 200여만 원. 지난달 두 번의 동래메가마트 앞 공연에서 모은 26만9000원도 동래구청에 기탁했다.

10월까지 매월 둘째, 넷째 주 토요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공연에서 걷히는 수익금은 지역의 어려운 저소득가정 자녀를 위해 기탁한다. 네잎클로버는 2시간 공연에서 통기타와 하모니카 반주가 잘 어울리는 친근한 노래 20곡 안팎을 소화한다.

네잎클로버는 출범 초기 온천천 세병교 아래서 한 달에 두 번 격주로 공연을 했다. 12월부터는 실내 쇼핑몰 등지에서 노래를 불렀다. 한 차례 공연에서 모금액은 10만 원 내외다.

네잎클로버는 전국 공연을 포함해 지금까지 30여 차례 공연을 펼쳤다. 기타 연주와 노래 실력은 수준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내가’ ‘편지’ ‘일기’ ‘사랑하는 마음’ ‘꿈의 대화’ 등이 네잎클로버의 애창곡. 이들은 “사는 게 바쁘고 힘이 들지만 여유를 갖고 한 번씩 주위를 둘러보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