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필 “돈봉투 안뜯고 다음날 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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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11일 09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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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년 총무과장 때 직원이 아내에게 1천만원 건네
목격 여직원 "청탁말라며 봉투던졌다"…"서너달 뒤 받아"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인사 청탁성 돈 봉투 수수 논란에 휩싸였다.

11일 고용부 등에 따르면 이 후보자가 노동부 총무과장으로 재직하던 2003년 7월 부하 직원인 민원실 별정직 6급 김모 씨가 경기도 안양시 범계역 부근에 있는 이 후보자의 아파트에 찾아가 이 후보자 부인에게 현금 1000만원이 든 행정봉투를 건넸다.

이 후보자는 다음날 김 씨를 총무과장실로 불러 봉투를 되돌려 주려 했으나 사무실로 오지 않자 김 씨가 근무하는 1층 민원실로 내려가 인사청탁을 하지 말라고 훈계하며 다른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봉투를 되돌려줬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가 봉투를 되돌려줄 당시 민원실 직원 3~4명이 지켜봤으며 이 중 여직원 1명은 아직도 고용부 민원실에 근무 중이다.

현장을 목격했다는 민원실 여직원 김모 씨는 "당시 이채필 총무과장이 민원실로 내려와 김모 씨에게 '어제 우리 집에 왔었느냐'고 물은 뒤 행정봉투를 집어던지며 '그런 식으로 살지 말라'고 크게 화를 냈다"고 말했다.

이 여직원은 또 "당시엔 몰랐는데 나중에 행정봉투에 돈이 들어있었다는 얘기를 김 씨가 했다더라"고 전했다.

현재 고용부 차관으로 재직 중인 이 후보자는 "일부 언론의 보도와 달리 봉투를 건넨 사람은 김 씨의 부인이 아닌 김 씨 본인이었으며 제 부인이 전달받은 것도 고급 화장품과 현금 1000만원을 담은 한지상자가 아니라 행정봉투에 담긴 '과장이 보실 자료'였다"며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 씨가 '돈을 돌려주지 않으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항의했다고 하나 다음날 뜯지도 않은 봉투를 돌려주었으므로 항의를 받을 수 없었다"며 "김 씨의 퇴직 경위도 승진 좌절 때문이 아니라 원래 그 해에 정년퇴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2003년 참여정부 들어 총무과장을 맡아 성과 및 능력위주의 인사혁신시스템을 마련하면서 청탁을 받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으며 직제상 별정직 6급인 김 씨가 일반직 5급으로 승진할 수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일부 언론을 통해 2003년 7월 자신의 부인이 경기도 안양시 범계역 근처이 후보자의 아파트를 찾아가 고급 화장품과 현금 1000만원을 나눠 담은 한지상자 등을 이 후보자 부인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당시 공석이 된 민원실장 자리(5급 사무관)로 승진을 원했으나 실제 승진이 이뤄지지 않자 이 후보자에게 항의해 석 달 뒤 돈을 되돌려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김 씨는 11일 오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도 "고급화장품과 함께 1000만원이 든 한지 상자를 전달했다"며 "서너달 뒤에서야 총무과장 방에서 돈을 돌려받았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 후보자와 고용부는 해당 언론사에 정정보도를 요청할 예정이며 정정이 되지 않으면 명예훼손 등 법적 대응을 할 방침이다.

한편 이 후보자는 일부 언론이 제기한 중학교 검정고시 의혹과 관련해 "인사기록부에 울산 제일중학교를 졸업하고 검정고시로 고등학교를 이수한 것으로 돼 있다"면서 "개각 발표 당시 실무진의 착오로 잘못 발표돼 청와대서 해명자료를 배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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