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경남, 고입 선발고사 부활 놓고 시끌

  • 동아일보

“수능꼴찌 원인 방치 못해”
“학부모-교사도 반대 많아”

“교사, 학부모, 학생 모두가 연합고사를 반대한다.” “전국 최저 수준인 수능 성적을 방치할 수는 없다.” 경남도교육청이 학생 학력 저하를 이유로 2002학년도에 없앤 고입 선발고사(연합고사) 부활을 검토하자 교육 관련 단체들이 반대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용역 결과를 토대로 도민 여론을 수렴해 연합고사 부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 “선발고사 폐지로 성적 하락”


고입 선발방식을 보면 서울과 광역시 6곳을 제외한 전국 10개 도(道) 가운데 유일하게 경남만 시험 없이 내신 성적만으로 고교생을 뽑고 있다. 경남도교육청은 경남지역 고교생 수능 성적이 2년 연속 전국 최하위에 머무는 등 2000년대 이후 학력수준이 떨어진 원인을 고입 선발고사 폐지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고입 선발고사 폐지 시점과 학력 저하 시기가 일치하는 점을 근거로 든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지난해 7월 취임한 고영진 교육감이 학력 향상을 최우선 과제로 내놓은 만큼 도교육청이 연합고사 부활 분위기 조성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연합고사 부활 여부와 선발방식(내신과 연합고사 배분 비율) 등은 아직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며 “지난해 말 경남도내 한 대학에 의뢰한 ‘고교 입시제도 개선방안’ 용역결과가 이달 말 나오면 여론수렴을 거쳐 7, 8월에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 “근거 없는 일방 주장”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경남지부와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경남지부, 교수노조 부울경지부 등 21개 시민사회단체는 최근 경남도교육청에서 ‘고입 연합고사 부활저지를 위한 경남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대책위는 “도교육청이 자녀의 학력 향상을 바라는 학부모 기대심리를 노려 학생들을 경쟁으로 몰아가는 연합고사를 부활시키려 한다”며 “연합고사 폐지로 성적이 하락했다는 근거는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특히 지난달 경남지역 교사 535명과 학생 632명, 학부모 87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교사 60%, 학부모 58.9%, 학생 76.64%가 연합고사 부활을 반대했다고 밝혔다. 또 교사 64.32%, 학부모 54.04%, 학생 74.36%가 연합고사 부활이 ‘학교 현장에 매우 또는 대체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했다는 것. 대책위는 “연합고사는 교육격차 심화와 사교육비 증가, 무한경쟁과 시험스트레스 등 많은 부작용이 따른다”며 “교육주체의 절반 이상이 반대하는 연합고사 부활 시도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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