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산장서 말타고 흐드러진 봄속으로

  • Array
  • 입력 2011년 5월 3일 03시 00분


코멘트

영천 운주산승마휴양림
산장 11개동 1일 개장

경북 영천시 임고면 운주산 승마 자연휴양림에 1일 개장한 산장. 이곳에 머물면서 승마
와 휴양림을 즐길 수 있도록 부가가치를 높인 것이다. 영천시 제공
경북 영천시 임고면 운주산 승마 자연휴양림에 1일 개장한 산장. 이곳에 머물면서 승마 와 휴양림을 즐길 수 있도록 부가가치를 높인 것이다. 영천시 제공
경북 영천시 임고면을 둘러싼 운주산(806m). 멀리서 보면 구름(雲)을 받치고 있는 기둥(柱)처럼 보인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생겼다. 임진왜란 때 왜적과 전투를 벌인 곳으로 산 중턱에 있는 큰 동굴에는 주민들이 전쟁을 피해 숨기도 했다. ‘단심가’의 고려 말 충신 포은 정몽주도 임고면에서 태어났다.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던 운주산이 이제 말을 타며 휴식하는 세련된 휴양지로 변신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2009년 6월 운주산 자락에 개장한 운주산 승마자연휴양림에 ‘머물 수 있는’ 산장 11개동이 완성돼 이번 주부터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하루 100명까지 묵을 수 있는 시설이다. 산장 주변으로 야영지와 운동장(1400m²·약 420평), 1시간가량 걸을 수 있는 산책로도 조성됐다. 연못을 낀 산장은 운주산 풍경을 해치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다.

전국적으로 숲 속 산장은 흔한 편이지만 운주산 승마자연휴양림은 특별한 점이 있다. 숲 속에 머물며 바로 옆 승마장에서 실컷 말을 탈 수도 있고 말 대신 숲 속 산책로만 걸을 수 있다. 최근 이 산장을 이용한 홍모 씨(48·대구 수성구 만촌동)는 “산장에서 하루 묵은 뒤 맞는 아침이 운주산 풍경과 어울려 굉장히 상쾌했다”며 “승마장에서 휴양림까지 2km 구간을 오가는 마차를 타본 것도 좋은 추억”이라고 말했다. 승마장은 실내(2340m²·약 700평)뿐 아니라 숲 속 코스(5km)가 조성돼 있어 관광객과 전문 승마인에게 최적지로 꼽힌다. 휴양림을 낀 76만 m²(약 23만 평) 전체가 큰 승마장인 셈이다.

영천시가 운주산에 승마휴양림을 구상한 것은 2003년. 승마에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며 추진한 것이다. 이 같은 예상은 적중해 지난해 한국마사회의 경마장(영천경마공원)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승마와 말산업을 향해 꾸준히 달려온 덕분이다. 영천경마공원은 2014년까지 금호읍 일대에 조성될 예정이다.

영천시는 경마공원에 맞춰 운주산 일대에 조각공원과 재활 승마장, 문화관 등 말과 관련된 다양한 시설을 갖춰나갈 계획이다. 경마공원을 계기로 영천 어디서나 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보현산천문대 등 영천의 주요 관광지에는 말을 상징하는 조형물을 설치했으며 질주하는 말을 그려넣은 시청 버스도 시내를 오간다. 김영석 영천시장은 “집무실에 있을 때도 운주산에서 말을 타고 달리는 생각만 하면 힘이 솟는다”며 “승마와 말 축산 등 말이 가진 풍성한 가치를 영천의 미래로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