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꿈장학재단, 부산저축銀에 500억 물린 사연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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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랩 상품 투자금이 사모펀드 통해 흘러 들어가

삼성꿈장학재단이 부산저축은행에 500억 원을 투자했다가 손실을 입은 사실이 확인됐다.

이 재단의 박승만 기금관리팀장은 29일 “장학기금 900억 원을 대우증권 랩어카운트 상품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에서 승인받았다. 그중 500억 원이 KTB사모펀드를 통해 부산저축은행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투자계획을 승인했던 시교육청 담당자는 “당시 대우증권 상품이 전년까지 8∼18% 수익을 냈기 때문에 허가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서울에 등록된 장학재단 900여 곳의 예산 및 결산서를 받고 사업 실적을 관리한다. 하지만 금융위원회가 2월 부산저축은행 등 4곳에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면서 재단이 500억 원의 손실을 입게 됐다.

포스텍 역시 지난해 KTB자산운용 사모펀드를 통해 500억 원을 부산저축은행에 투자했다가 2월 말 결산을 하면서 전액 손실로 처리했다.

삼성꿈장학재단은 수백억 원대의 기금 손실이 전례가 없어 당황스러운 상황. 하지만 장학생 선발과 지급에는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박 팀장은 “12월 말에 결산하는데 손실 처리를 해도 장학사업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손실액이 재단 기본재산(7180억 원)의 7% 수준이고, 해마다 사업 규모에 맞게 정기예금을 들어 놓는다는 것.

재단 측은 “이사회를 거쳐 손실금 보전 방법 및 향후 계획을 논의하겠지만 장학사업에 문제는 없다”고 시교육청에 전했다.

시교육청은 “투자계획을 제출할 때 재단은 수익이 나지 않아도 장학사업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공익법인은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의무’도 이행해야 하므로 피해액을 보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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