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스트레스 관리’ 위해 전문의 초청특강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19일 18시 00분


"아무리 긍정적인 생각을 하더라도 행동하지 않으면 모두 가짜입니다."

채정호 가톨릭의대 정신과 교수는 19일 오후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내 정문술빌딩 드림홀에서 열린 강연에서 '행동하는 긍정'을 강조했다.

채 교수는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92가지 방법'과 '스트레스 다스리기', 직무 스트레스의 현대적 이해', '재난과 정신건강' 등의 책을 저술한 정신과 전문의로, 국내 최초로 집단행복 치료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그는 이날 KAIST 학생처와 클리닉센터에서 구성원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마련한 강연행사의 첫 연사로 나서 '스트레스 관리와 행복한 삶'을 주제로 강연했다.

채 교수는 "우리나라는 만족도가 떨어지고 부정정서가 높아 OECD 국가 중에 자살률과 자살 증가율이 최고로 높다"며 "'내 삶에 만족한다'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도 우리나라가 꼴찌인데, 이를 극복하는 것이 과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스트레스의 3대 원인으로 성공(돈 명예 출세), 사람, 건강을 제시한 뒤 "스트레스를 받으면 본인의 행동이 나빠지고, 조직도 힘들어진다"면서 "최근의 KAIST에서 발생한 불상사는 한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나라 전체의 문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트레스 때문에 국가와 개인 모두가 힘들어 하는 것이 바로 지금 시점이다"라며 "이것을 뒤집는 힘이 이곳에서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힘들지만 탄력성과 복원력, 회복력이 있으면 복원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 "긍정에도 일명 '짝퉁' 긍정이 있는데, 실천은 하지 않으면서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사람이 너무 많다"며 "좋은 비전과 생각이 있더라도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행동하는 긍정주의자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 교수는 "행복해지려면 항상 감사하고, 몰입해서 배우고 익혀야 한다"며 "의지할 수 있는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 학생은 "스트레스의 문제점이나 해결책 등을 알게 된 유쾌하고 즐거운 강연이었다"며 "행복해지기 위해 긍정적으로 변해야 하고, 행동하는 긍정주의자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고 전했다.

이승섭 학생처장은 "지난 몇 주간 우리 학교를 짓누르던 어두운 상황들이 있었는데, 어쩌면 이것은 우리 학교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가 안고 있던 문제가 우리 학교를 통해 표출된 것으로 생각한다"며 "어두운 상황을 새로운 기회의 발전으로, 우리 학교를 통해 우리 사회를 가꾸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생들의 잇단 자살사고 때문에 이번 강연이 마련됐음에도 불구하고 참석자는 서남표 총장 등 50여 명에 불과해 행사 취지를 무색하게 했다.

한 참석자는 "홈페이지 등을 통해 강연 개최 사실이 공지됐음에도 구성원의 참여가 너무 적었다"며 "벌써 상처가 치유됐나 보다"며 쓴 소리를 했다.

이와 관련해 KAIST 관계자는 "강연시간이 근무·수업시간과 겹치다 보니 많이 참석을 못했을 수 있다"며 "한 사람이라도 강연을 통해 무엇인가를 배웠다면 참여율의 높고 낮음이 문젯거리가 될 게 없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