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단체들 “이승만 유족 사과 진정성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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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상의 없이 일방적 발표 공청회 열어 여론 수렴부터”

이승만 전 대통령 유족이 51년 만에 4·19혁명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사죄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 대해 18일 4·19 관련 단체들은 “일방적인 사과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크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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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건국대통령 이승만박사기념사업회와 이 전 대통령의 양자 이인수 박사는 17일 혁명 희생자와 유족에게 사죄하고 19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 국립4·19민주묘지를 참배한다고 밝혔다.

4·19민주혁명회와 4·19혁명희생자유족회, 4·19혁명공로자회 등 3개 단체는 18일 ‘이승만 추종자들의 사과는 진정성이 없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3개 단체 측은 “51년 동안 아무 말이 없던 이 전 대통령 측이 갑자기 4·19 유족에 대해 사과 성명을 발표하겠다고 나섰다”며 “이 전 대통령 측이 진정으로 사과의 뜻을 가졌다면 공청회를 열고 (사과에 대한) 국민 여론부터 수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오경섭 4·19민주혁명회 회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피해자들과 사전에 한마디 상의도 없이 성명서를 발표하는 법이 어디 있느냐”며 “너무 일방적이라 대단히 불쾌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오 회장은 “이번 일은 혁명 유가족 및 피해자들에게 또 한 번 총을 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기택 4·19혁명공로자회 회장은 “사과에 앞서 국민 공청회를 열어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과오부터 정리하는 게 옳은 순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승만박사기념사업회 김일주 사무총장은 “용기를 내서 사죄 의사를 표했는데 이제는 진정성이 없다고 몰아붙이니 섭섭하다”며 “4·19국립묘지는 누구나 자유롭게 갈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19일 참배는 예정대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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