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차 한명숙 공판서 ‘한만호 1억, 전세금 사용’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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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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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본인예금 많이 있는데 왜 빌렸나”
여동생 “예금해약땐 손해… 출처몰랐다”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오른쪽)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함께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문 이사장이 든 꽃은 한 전 총리의 지지자들이 선물한 백합이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오른쪽)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함께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문 이사장이 든 꽃은 한 전 총리의 지지자들이 선물한 백합이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18일 열린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한 공판에서는 한 전 총리의 여동생이 아파트 전세금으로 쓴 수표 1억 원의 출처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한 전 총리는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50·복역 중)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9억여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우진)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여동생 한모 씨는 “김포에서 여의도로 이사하면서 언니의 측근 김문숙 씨(51·여)로부터 수표 1억 원을 빌렸다 갚은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한 씨는 “정기예금 등으로 전세금을 충당할 수 있었지만 이사를 빨리 하려면 만기 전에 정기예금을 해약해야 해 이자를 손해 볼 것 같았다”며 “김 씨에게 이런 상황을 말했더니 선뜻 돈을 빌려줘 전세금으로 쓴 다음 정기예금이 만기가 됐을 때 모두 갚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정기예금 해약에 따른 이자 손해는 12만 원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돈을 빌릴 이유가 없지 않았느냐”고 재차 묻자 한 씨는 “손해를 볼 이자가 50만 원 이상일 것이라고 은행에서 들었다”고 말했다.

또 검찰은 지난해 6월 16일 언론에 이 수표의 출처에 대한 의혹이 보도된 후 한 씨가 수표 출처를 추적한 경위도 물었다. 한 씨는 “언니로부터 ‘어떻게 된 일이냐’는 전화를 받고 이날 오전에 만나 상황을 설명한 뒤 수표 출처를 확인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후 한 씨는 수표를 마지막으로 사용한 사람과 서울 용산구 이촌동의 한 은행에서 만나 수표를 복사하도록 하고 사본을 넘겨받았다.

검찰은 통화기록 등을 근거로 “수표를 복사하러 갈 때 한 전 총리와 함께 가지 않았느냐”고 물었지만 한 씨는 “언니는 약속이 있어서 다른 곳으로 갔고 언니 차를 타고 운전기사와 둘만 갔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이 “1억 원을 빌려준 김 씨에게 수표 출처를 묻는 것이 당연한데 왜 김 씨를 찾지 않고 한 전 총리를 만났느냐”고 묻자 한 씨는 “언론 보도 때문에 당황해서 김 씨를 찾을 겨를이 없었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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