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원 탈선 바이러스? 성남 - 용인 - 서울 이어 화성서 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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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간부 무릎 꿇리고 의자 집어던져
예산배정 안돼 불만… 市중재후 “오해였을뿐”

기초자치단체 의원들이 잇따른 행패와 절도사건 등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경기 화성시의원이 간부 공무원에게 의자를 집어던지며 행패를 부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파문이 확대되자 화성시 중재로 두 사람이 만나 화해한 뒤 사실이 과장됐다며 사건을 정면 부인했다.

18일 민주당과 화성시에 따르면 시의회 이홍근 의원(민주당)이 15일 오후 4시경 시 간부 최석광 기획예산담당관(5급 과장)을 시의회 1층 회의실로 불러 20여 분간 얘기를 나누다가 갑자기 의자를 바닥에 집어던지고 최 과장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최 과장이 무릎을 꿇으려는 순간 이 의원이 조립식 의자를 집어들자 최 과장이 의자를 뺏는 등 서로 고함을 지르며 실랑이를 벌였다. 이날 이 의원은 최 과장에게 “부하 직원에게 ‘왜 시 의원이 요구한 예산을 모두 반영해주느냐.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고 말했다는 게 사실이냐”고 따져 물었지만 최 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도시위원회 소속 이 의원은 최 과장에게 상반기(1∼6월) 추가경정예산에 청소년 해외연수 예산반영을 요구했으나 반영이 되지 않았다.

실랑이가 있은 직후 최 과장은 가족과 주위 지인에게 이 의원으로부터 모욕을 당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나중에 파문이 커지자 화성시가 서둘러 중재에 나섰다. 채인석 화성시장(민주당)이 사건 다음 날인 16일 최 과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건 전말을 물은 데 이어 18일에는 부시장 주재로 이 의원과 최 과장이 부시장실에서 만났다. 이후 양측은 ‘서로 간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어 비롯된 개인적인 문제로 원만한 합의에 이르렀다. 신체적 접촉 및 위협적 상황이 있었다는 언론보도는 오해’라는 내용을 담은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이 의원도 “의회를 폄훼하는 발언을 했다고 해 따져 묻는 과정에서 고성은 있었지만 나머지는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최 과장은 “합의에 이른 만큼 다른 얘기는 하기 싫다”며 입을 다물었다.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양측이 개인적으로 서로 의사소통을 하다가 문제가 있었으나 화해했다”며 “사인(私人) 간 문제이고 잘 마무리된 만큼 당 차원의 해명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은실 경기 용인시의원(민주당)이 이달 4일 의류 매장에서 스카프를 훔친 혐의(절도)로 불구속 입건돼 용인시의회가 25일경 제명결의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5일에는 김연선 서울시의원(민주당)이 서울지하철 6호선 청구역 앞에서 중구의 한 주민센터장에게 “너 같은 건 (감옥에) 집어 처넣어야 한다”고 폭언을 퍼부어 물의를 빚었다. 이숙정 성남시의원(무소속)은 올해 1월 발생한 판교주민센터 행패 사건으로 민주노동당에서 탈당한 뒤 성남시의회에서 제명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화성=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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