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 가축시장 136일만에 재개장

  • 동아일보

어제 구제역 이후 처음 문열어

“220(만 원)에 합시다.” “안 돼요. 조금 더 쓰세요.”

강원 횡성군 가축시장이 11일 재개장했다. 지난해 11월 26일 구제역 파동으로 폐쇄된 지 136일 만이다. 이날 오전 6시 안개가 자욱하게 낀 날씨에도 축산농과 중간상인 200여 명이 시장을 찾았다. 횡성뿐 아니라 홍천, 원주, 경기 지역에서도 찾아왔다. 매물로 나온 소는 송아지를 포함해 50여 마리. 구제역 이전 한창 활기를 띨 때의 3분의 1 수준이다.

2시간가량 열린 이날 시장에선 송아지 13마리와 암소 9마리가 거래되는 데 그쳤다. 평균 가격은 6∼7개월 암송아지가 200만 원대, 수송아지가 230만 원대에 거래됐다. 600kg 암소는 400만 원대에 팔렸다. 이 가격은 구제역 이전보다 송아지는 10만 원, 큰 소는 50만∼100만 원 낮다.

8개월 된 송아지를 225만 원에 산 배상규 씨(47·경기 안성시)는 “그동안 가축시장이 문을 열지 않아 송아지를 구입하기가 힘들던 참에 재개장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며 “현재 송아지 한 마리를 키우고 있어 짝을 맞춰주기 위해 구입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시장을 찾은 축산농과 중간상인 대부분은 매물이 적게 나온 데다 최근 소값 하락과 다음 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세만 확인한 채 발길을 돌렸다. 흥정은 많았지만 거래는 한산했던 셈. 한우 55마리를 사육하는 이상진 씨(56·강원 원주시)는 “가격이 맞지 않아 구입을 포기했다”며 “다음 장에 찾아와 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엄경익 횡성축협 상무는 “축산농의 관망세로 실제 거래는 적었지만 16일 열리는 일반장과 22일의 송아지 경매시장은 활기를 띨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가축시장을 방문한 고석용 횡성군수는 “횡성은 한우가 지역의 최대 산업인데 그동안 구제역 파동으로 상당히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공무원과 주민의 방역 노력이 명품 횡성한우의 구제역 피해를 최소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횡성=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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