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학교교육지원본부장 내정하고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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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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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 무단수정’ 징계대상자
작년 100여건 적발된 한가람고 이옥식 교장… 자격 논란

서울의 자율형사립고인 한가람고 이옥식 교장(53·여·사진)이 교육과학기술부 학교교육지원본부장에 내정됐다가 자격 논란에 휩싸였다.

한가람고가 교내 학생생활기록부(학생부)를 대거 무단 수정해 징계를 받게 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학교교육지원본부장은 1급 상당의 고위직으로 교육과정과 교원정책, 자율고와 특목고, 유아교육 등 초중등 교육정책을 총괄하는 자리. 공직 경험이 없는 사립고 교원 출신이 이 자리에 앉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여성이 교과부 1급 자리에 오르는 것도 처음.

하지만 7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시내 고등학교 30곳을 대상으로 학생부 관리실태를 감사한 결과 한가람고에서 지난해 학생부 100여 건을 교사들이 무단으로 삭제 수정 보완해준 것이 적발됐다.

시교육청은 한가람고가 자율형 사립고인 점에 따라 해당 학교법인에 교사들의 학생부 수정을 결제한 이 교장에 대한 경징계를 요청했고, 구체적인 징계 수위는 재단 징계위원회가 결정하게 된다.

앞서 2월 교과부도 학생부의 무단 수정을 ‘성적 조작 비리’로 분류해 관련자에게 최고 파면 등 중징계를 내리겠다고 발표했고, 이달 6일에는 전국 모든 중등학교의 학생부 정정실태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 교장이 본부장이 되면 학생부 무단변경 학교의 교장이 전국 학교의 학생부 무단 변경 실태조사를 진두지휘하게 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이 교장을 학교교육지원본부장으로 내정했던 교과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교과부는 공모를 통해 이 교장을 우선순위자로 정하고 5일 본인으로부터 정보제공 동의서를 받았으며 신원조회 등을 거쳐 다음 주 중 정식 발령을 낼 예정이었다. 1997년 한가람고 개교 이래 15년째 교장을 맡아 현장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가 크게 작용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공모 과정에서는 서울시교육청의 감사 내용을 알지 못했다”며 “우선 학생부와 관련한 적발 사항들이 어느 정도 중대한 내용인지 사실 확인을 거친 후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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