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서 방사능 냄새” 누리꾼들 걱정 태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7일 16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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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맞은 옷 몽땅 버려? 우산은 어쩌지?전문가들 "머리 감고 샤워하면 괜찮다"

"방사능비 무서워요. 집에 가자마자 바로 머리 씻고, 몸 씻어야 해요. 조만간에 방사능 복 입고 거리를 활보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트위터 아이디: shinysmileyou)

제주·호남 지방에서 시작된 비가 7일 전국으로 확대돼 내리자 '방사능비'에 대한 우려와 걱정이 인터넷 공간에도 커지고 있다.

특히 제주도에 내린 빗물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과 요오드가 미량 검출됐다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발표가 나오고 경기도 일대 100여개 학교들이 휴교했다는 소식 등이 알려지면서 우려가 확산하는 양상이다.

주요 포털 게시판과 블로그, 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누리꾼들은 방사능비에 대한 걱정을 드러내고 관련 기사와 정보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이디 'kgb386'는 "방사능비 맞지 마세요. 극미량이던 많은 양이던 몸에 들어가면 무조건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라며 우려를 나타냈고 "비에서 방사능 냄새가 난다"거나 "방사능비를 맞아서 그런지 어지럽다"는 등의 다소 과장된 공포감을 드러내는 누리꾼들도 있었다.

그러나 대체적인 인터넷 여론은 "인체에 해가 없다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는 합리적인 것이었다.

'혹시나' 하는 걱정에 우산과 비옷 등으로 방사능비를 무사히 피했지만, 뒤처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아이디 'ssh4jx'는 "비 맞은 옷은 몽땅 버리거나 빨아야 하나요? 우산은 어쩌지? 방사능은 시간 지나도 남지 않나요? 아, 골치 아파"라며 걱정했다.

비가 식수원에 떨어지거나 지하수로 스며들어 마실 물이 걱정된다거나 빗물을 직접 맞거나 뿌리를 통해 방사성 물질을 흡수한 농식물 등이 자라면 먹거리 안정성도 걱정이라는 우려도 컸다.

가장 큰 우려를 표시하는 집단은 학부모들이었다.

아이에게 비옷을 입히고 마스크를 씌워 학교까지 직접 바래다줬다거나 아예 결석을 선택했다는 부모도 있었다.

다음 아고라에는 "유난인 건 인정하지만, 아이가 걱정돼 학교 안 보내고 인터넷뉴스를 찾아보는데 맘이 착잡하다"는 한 학부모의 글이 올라와 한때 댓글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부는 괜찮다고만 하고, 국민은 불안하기만 하고…. 오는 비는 일단 피하고 볼 문제"('blueisland')라며 정부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는 목소리도 여전했다.

이 같은 우려와 함께 누리꾼들은 환경단체에서 만든 '방사능비 행동수칙'을 퍼 나르기도 했다.

이 글은 "외출을 자제하고 처음 내리는 비를 조심하며 비를 맞고 나서는 바로 샤워하고 비에 젖은 옷은 세탁해 외부에 말려야 한다"는 내용과 함께 "특히 어린이와 임산부의 빗물 노출을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방사능 물질은 극히 미량이어서 인체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작지만, 황사와 산성비 등의 우려 때문에라도 비는 직접 맞지 않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이승숙 한국원자력의학원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장은 "이번 비에는 극히 미량의 방사성 물질만 담겨 있어서 인체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비에 있는 방사성 물질은 머리를 감고 샤워하면 거의 다 제거되며 체내로 직접 흡수되는 게 아니어서 축적될 염려도 없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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