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 1년/유족이 하늘에 보내는 편지]故 정범구 병장에게 어머니 심복섭 씨(49)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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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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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름으로 후배들 장학금

우리 아들, 지금도 저 방에서 조용히 자고 있을 것 같아. “어서 씻고 학교 가야지” “컴퓨터 그만하고 일찍 자야지” 잔소리하면 씩 웃으며 나타날 것 같은데…. 엄마는 올 3월 학생이 됐단다. 한국방송통신대 문화교양학과 늦깎이 신입생이 됐어. 외아들 범구가 대학 졸업장을 받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게 못내 마음에 걸렸거든. 강원대에서는 작년 8월 너에게 명예졸업장을 줬단다. 잘 보관하고 있으니 걱정 마. 26일 엄마는 평택에서 열리는 추모 행사 대신 ‘고 정범구 호국장학금’을 받는 학생들과 만날 거야. 보상금 1억 원을 네 모교 강원대에 기부해 만든 이 장학금은 사정이 어려운 친구들에게 큰 도움이 될 거야. 작년 말엔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과 네 대학 친구들이 우리 집을 찾아왔어. 너에게 주겠다고 목도리와 장갑도 사가지고 왔더라. 포장도 뜯지 않은 채 네 방에 놔뒀단다. 고마웠지만 네 생각이 나서 자꾸 눈물이 나는 건 어쩔 수 없더라.

(정 병장=22, 경기 수원, 어머니, 외동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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