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만호씨, 한 前총리 믿고 사업 키우다 부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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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정치자금’ 9차공판
한신건영 前부장 증언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9억여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건넸다고 진술했다가 법정에서 번복했던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50·복역 중)가 한 전 총리와의 친분관계를 믿고 사업을 확장하려 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한신건영 전 부장 김모 씨(40)는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우진) 심리로 열린 한 전 총리 사건 1심 9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한신건영의 규모로 봤을 때 큰 공사를 추진할 여력이 없었지만 한 전 대표는 한 전 총리 때문에 큰 공사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믿었다”며 “한 전 총리를 믿고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다 부도가 났다”고 말했다.

김 씨는 “한 전 대표가 2006년 12월 총리공관 만찬에 초청을 받아 간 적이 있으며 그 뒤 회의를 소집해 ‘앞으로 회사가 잘될 것이다. 잘되면 인력도 늘리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고 진술했다. 또 “한 전 대표가 ‘나와 한 전 총리의 관계에 대한 소문이 정치권에 돌면 한 전 총리에게 누가 될 수 있으니 외부 사람들은 모르도록 조심하라’는 지시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 전 대표의 지시에 따라 직원들과 함께 한 전 총리의 팬클럽 행사와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적도 있었다”며 “한 전 대표가 한 전 총리의 책을 대거 구입해 직원들에게 나눠주고 남은 것은 회사 창고에 보관했다”고 진술했다.

김 씨의 증언에 대해 한 전 총리 측 변호인단은 “한 전 대표가 새로 하려던 사업은 한 전 총리와 아무 관계가 없고 총리공관 만찬 이전에 추진하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공판에는 한 전 대표의 아버지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은 ‘복역 중인 한 전 대표를 접견했을 때 한 전 총리로부터 돌려받을 돈이 있다는 말을 듣지 않았느냐’고 물었지만 한 전 대표의 아버지는 “사업관계상 한 전 총리의 측근 김문숙 씨로부터 돌려받을 돈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한 전 총리와 돈이 오갔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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