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이슈점검/인천상륙작전 기념공원 백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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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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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가 중구 월미도에 건립을 추진했던 인천상륙작전 기념공원 터.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인천시가 중구 월미도에 건립을 추진했던 인천상륙작전 기념공원 터.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인천상륙작전 60주년을 맞아 지난해 인천시가 추진한 기념공원 조성사업이 1년 만에 백지화됐다.

15일 시에 따르면 2009년 인천지역 정치권에서 건립 필요성을 제기한 기념공원은 지난해 3월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사업 시행을 지시하면서 구체적으로 추진됐다. 시는 2014년까지 280억 원을 들여 중구 월미도 해양과학관 건립 예정지(2만5000m²)에 지상 2층 건축면적 2500m² 규모의 기념공원을 짓기로 했다. 상륙작전 때 쓴 장비와 기록사진 등을 전시하는 기념관과 전승기념비, 추모공간 등이 조성될 예정이었다. 이어 같은 해 5월에는 기념공원 조성을 위한 시민추진위원회가 결성됐다.

시가 이처럼 기념공원 조성에 나선 것은 인천상륙작전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노르망디 상륙작전과 함께 20세기 전쟁사에서 가장 성공적인 작전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었다. 2차대전 당시만 해도 작은 어촌에 불과하던 노르망디가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부각된 것은 기념공원이 들어서서 가능했다고 본 것.

또 시는 인천상륙작전 당시 유엔군의 주 공격로였던 월미도에 기념공원이 조성되면 6·25전쟁 참전국 국가원수와 참전용사, 가족 등의 방문이 수시로 이어져 관광산업 등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국제사회에서 인천의 도시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계기도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시는 올해부터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에게 안보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인천상륙작전을 인천을 대표하는 관광상품으로 특화하기로 했다. 인천상륙작전을 기념하는 행사도 2년에 한 번씩 격년제로 열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송영길 시장이 취임한 뒤 기념공원 조성에 대한 반대 의견이 제기되면서 사업이 전면 보류됐다. 1984년 연수구 옥련동에 건립된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이 운영되고 있는데 굳이 기념공원을 건립할 필요가 없다는 것. 기념관은 2만4000m² 크기의 용지에 지상 2층 건축면적 1800m² 규모로 연간 3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하고 있다.

여기에 시는 2014년 열리는 인천아시아경기대회를 치르는 데 필요한 경기장과 인천지하철 2호선을 건설하는 데 1조 원이 넘는 사업비가 필요한 상황. 결국 재정상태가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해 기념공원 건립이 당장 시급한 사업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리고 기념공원 건립사업을 추진하지 않기로 방침을 변경했다. 시 관계자는 “기념공원 건립에 반대 의견이 많고, 국비를 지원받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미 월미도에 조성돼 있는 친수공간을 기념공원으로 활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1950년 9월 15일 작전명 ‘크로마이트’로 단행된 인천상륙작전은 연합군 함정 261척과 병력 7500여 명이 투입된 2차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상륙작전이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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