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이번엔 갑자기 속도 ‘뚝’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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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행중 출력 이상… 이달 들어서만 4차례 사고
코레일 사장은 “사람 안다쳤는데 무슨 사고냐”

고속철도(KTX)가 이달 들어서만 4차례 사고(고장 포함)를 일으키면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26일 오전 9시 27분 승객 600여 명을 싣고 동대구역을 출발한 KTX-산천 354호 열차가 김천구미역 인근에서 기관 출력 이상으로 제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대전역에 예정보다 26분 지연 도착했다. 코레일은 대전역에서 대기 중이던 다른 비상열차로 승객들을 긴급 환승시켰다. 코레일 관계자는 “영업운전 속도인 시속 300km까지 속력을 낼 수 있는 KTX-산천 열차가 원인 모를 출력 이상으로 시속 150km 이하로 속도가 떨어졌다”며 “현재 정확한 사고 원인을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코레일은 사고 열차를 경기 고양시 수도권차량정비단으로 옮겨 출력이상을 일으킨 원인을 정밀 조사 중이다.

이날 사고는 철로와 전기 동력선 등 시설에 대한 관리 부실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KTX-산천 열차 자체의 출력 이상으로 속력이 떨어져 동력 계통에 구조적인 결함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KTX-산천 열차는 현재 정부가 브라질과 미국으로 수출을 추진 중인 만큼 이번 사고가 두 나라 고속철도 시장 진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일본 프랑스 독일 등 고속철도 기술을 보유한 나라들과 치열한 수주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서 기술적 문제가 불거지는 것 자체가 한국으로서는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브라질과 미국의 고속철도 사업비 규모는 각각 190억 달러와 430억 달러다.

KTX-산천은 6일 서울행 KTX가 부산역 출발 직전 배터리 고장으로 다른 열차로 교체됐다. 11일에는 광명역에서 탈선 사고를 일으켰다. 25일에는 일반 KTX 열차가 경기 화성시 매송면 인근에서 43분간 멈춰서기도 했다. 이처럼 사고가 잇따르자 KTX 탑승을 불안해하는 승객이 늘고 있다.

하지만 허준영 코레일 사장은 26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고’는 무슨 (사고)…. 사람이 다쳤습니까?”라고 반문한 뒤 “오히려 언론 보도가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며 언론에 화살을 돌렸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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