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학년도 ‘물 수능’ 비상]“다른 참고서 보겠나” 출판업계도 패닉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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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교재 내용을 거의 바꾸지 않고 출제하겠다는 교육과학기술부의 발표가 나온 뒤 참고서업체들은 울상이다. ‘수능 대비=EBS 교재’라는 공식에 따라 다른 참고서를 사용할 수험생이 크게 줄어든다며 도산 가능성까지 거론한다.

지난해 수능-EBS 연계 70% 방안 발표 이후 고교 참고서 시장의 판도는 완전히 바뀌었다. 전체 매출 규모는 연간 2000억 원 정도. 지난해 EBS의 교재 매출액은 1173억 원으로 58.7% 정도다. 9월(603억 원)에 이미 2009년 매출액(515억 원)을 넘어섰다.

교과서 및 참고서 출판사 모임인 학습자료협회의 유정묵 회장은 “EBS가 차지하는 몫과 학원의 자체교재 매출(10% 정도)을 제외하면 전체의 33%에 못 미치는 액수를 80여 개 출판업체가 나누는 걸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대형 출판사들도 “고3 수능 영역 참고서 시장은 점유율을 아예 산출할 수 없을 정도”라고 입을 모은다. 초중고교 검정 교과서와 참고서 분야에서 모두 1위 업체인 ‘천재교육’ 관계자도 “수능을 EBS에서만 낸다고 하는데 학생들이 다른 참고서를 보겠느냐”며 “앞으로 상황이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상교육’ 관계자도 “공식적인 통계를 말할 수는 없지만 고교 참고서 시장이 타격을 많이 받았다. 초등시장에 진출해 고교 부문의 부진을 일부 메운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학습자료협회에 따르면 공식적으로만 최근 업체 3곳이 도산했다. 5위 안에 들었던 J사는 최근 부도 처리됐다. 지난해 12월에는 수능 교재 30여 종을 발간했던 S사와 언어영역에 강점을 보였던 M사가 부도났다. 유 회장은 “이름은 있는데 출판을 정지한 곳은 50개 이상 된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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