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 지역인 강원 정선군의 레일바이크는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명물이다. 석탄을 운반하기 위해 만들어졌던 철도가 폐광 이후 성공적인 관광자원으로 재활용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아온 폐광이 새로운 경제적 가치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국제 광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경제성이 다시 높아진 덕분. 또 폐광 갱구 및 임도가 저장창고나 관광시설로 재활용되고 폐석을 활용한 제품 개발도 적극 추진되고 있다.
○ 양양철광 16년 만에 부활
강원 양양군 양양읍과 서면 일대에 위치한 양양철광은 폐광 16년 만에 재개발된다. 양양군은 최근 대한광물㈜과 철광석 광산 개발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1995년 폐광된 양양철광은 한국광물자원공사의 탐사 결과 5개 광체에서 약 970만 t의 철광석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됐다. 또 희귀 광물인 희토류도 다량 발견됐다.
이에 따라 대한광물은 다음 달 갱도 확장, 광물장 선별 장치 등 기반시설 공사에 들어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철광석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곳에서 생산된 철광석은 포스코, 현대제철 등에 납품된다. 1937년에 문을 연 양양철광은 1980년대까지 국내 철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했지만 광물값 하락 등으로 폐광됐다. 이진호 양양군수는 “예전 양양철광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주도했듯이 이번 재개발을 통해 고용 창출 등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지난해 양양철광 외에 전국 4개 광산에 대한 탐사를 진행하는 등 폐광 재개발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 갱도에 와인 저장, 폐석을 유리 제품으로
폐광을 관광자원으로 재활용하는 사업도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 경기 광명시는 가학동 가학산 폐광을 관광자원시설로 개발하기 위해 토지 매입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광명시는 폐광 갱도에 레일바이크, 보트 타기 시설 등을 설치하는 등 복합 체험관광 시설을 만들 계획이다. 가학산 폐광산은 KTX 광명역과 불과 1.5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강원 삼척시가 한국세라믹기술원 등과 함께 폐석을 이용해 만든 유리제품. 사진 제공 삼척시 강원 정선군은 사북읍 옛 동원탄좌를 체험학습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매년 열리는 사북석탄문화제에서는 광원인차 탑승 및 입갱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태백시는 황연동 옛 한보탄광 일대를 허브공원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강원 삼척시는 지역에 산재한 폐광 갱도와 동굴을 이용해 와인 보관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삼척시는 도계읍의 특화 작목인 머루와인을 갱도나 동굴에서 숙성시켜 상품성을 높일 계획이다. 와인의 최적 보관 온도가 갱도 내부 온도와 비슷한 13도여서 상품성을 향상시키는 데 적합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 충남 보령시는 성주면 폐광을 이용해 새우젓과 황석어젓 등 젓갈 10여 가지를 숙성시키고 있다.
석탄 폐석을 활용해 유리 제품을 만드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삼척시는 한국세라믹기술원 등과 함께 폐석을 활용한 제품 개발에 나서 유리와 유리타일 개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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