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대란 재연될까… 금리인상 따른 부담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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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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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 카드론 전년보다 40% 늘고 低신용등급자 신규발급 급증
낙관 대출규모 49조→26조 축소 연체율도 28%→1.8% 건전

신용카드회사의 신규 카드 발급 경쟁이 과열되면서 2003년의 ‘신용카드 대란(大亂)’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로 금융권에서는 시장에 풀리는 발급카드 수가 급증하면서 카드 대란의 징후가 느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의 카드 발급이 크게 늘고 있는 점은 카드대란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것.

NICE신용평가정보에 따르면 ‘주의 등급’에 해당하는 신용 7등급과 8등급의 카드 신규 발급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7등급은 2009년 3분기 11만2400여 건에서 지난해 3분기 18만여 건으로 60%가량, 8등급은 같은 기간 48%가량 급증했다. 또 신용카드를 통한 신용대출인 카드론(신규취급 기준)은 2009년 1∼9월 12조8000억 원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17조9000억 원으로 40%가량 크게 늘었다.

대출이 급증하는 가운데 연초부터 금리 상승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카드 대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금리 상승으로 늘어나는 상환 부담을 저신용자들이 흡수할 여력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전격 인상하면서 추가 인상 가능성의 여지를 남겨놓았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저신용등급자들이 금리 상승으로 상환 부담이 커지면 아예 상환을 못하는 처지에 내몰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2003년 카드 대란과 현재 상황은 다르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2003년 카드 대란으로 금융시장이 혼란을 겪은 후 카드론 비율 규제, 모집인 등록제도 등 ‘안전장치’를 마련한 때문이다.

실제로 당시 카드대란의 주범이었던 카드론 규모는 지난해 9월 말 현재 총 카드자산 70조6000억 원 가운데 26조6000억 원으로 38%가량에 그친다. 2003년 말 카드론 규모가 49조6000억 원으로 총 카드자산(78조9000억 원)의 60%를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양호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또 카드사 부실 정도를 보여주는 연체율은 2003년 말 28%에서 지난해 9월 말 현재 1.8%로 크게 낮아졌다.

하지만 금융채무 불이행자들에 대한 카드 발급이 급증하고, 금리 상승으로 상환 부담이 커지면 연체율이 상승할 개연성은 얼마든지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여러 지표를 살펴보면 카드 대란의 가능성은 낮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계 신용자들에 대한 카드 발급 증가 추이를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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