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온도계’ 100도 못넘기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28일 03시 00분


성금유용 파문에 27일 현재 87.8도… 1969억원 모금
4일 남아… 목표 첫 미달위기

27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건물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계가 87.8도를 가리키고 있다. 모금 마감일인 31일까지 불과 4일 남겨놓았지만 아직도 목표치인 100도에 미달한 상태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27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건물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계가 87.8도를 가리키고 있다. 모금 마감일인 31일까지 불과 4일 남겨놓았지만 아직도 목표치인 100도에 미달한 상태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사랑의 온도계, 과연 100도를 넘길 수 있을까?’

지난해 성금 유용 등 비리 사건으로 곤욕을 치렀던 사회복지공동모금회(공동모금회)가 이번에는 모금 온도 100도를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공동모금회는 1999년부터 매년 모금 기간이 끝난 뒤 ‘사랑의 온도계’ 현황을 발표해왔다. 목표액을 달성하면 100도가 되며 초과 금액만큼 온도가 올라가는 방식이다. 이 온도계는 국내 대표적인 기부 지표로도 활용돼왔다.

하지만 지난해 공동모금회의 성금 유용 등 내부 직원들의 비리 사건으로 인해 31일 마감을 나흘 앞둔 27일 모금 온도는 87.8도. 목표액 2242억 원에 못 미치는 1969억 원에 그쳤다. 2006년에는 131도(1205억 원 목표에 1579억 원 모금), 2008년에는 111도(1786억 원 목표에 1985억 원 모금)로 목표치를 초과했으며 경제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에도 101도(2096억 원 모금)로 목표액 2085억 원을 11억 원 초과했다. 만약 올해 100도를 달성하지 못하면 12년 만에 처음으로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게 된다. 올해 성금 모금이 저조한 것은 역시 비리 사건으로 싸늘해진 국민의 시선 탓. 하지만 모금 마감 직전 개인 기부가 몰리는 특성상 목표액을 달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27일 현재 1969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2074억 원에 비하면 105억 원이나 모자라는 상태”라며 “하지만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공동모금회는 매년 12월 1일에서 다음 해 1월 31일까지 62일간 성금을 모금한다. 전국 지역 공동모금회에서 모인 성금 액수가 목표치의 1%를 달성할 때마다 1도씩 올라가며 서울 및 각 지역 공동모금회 건물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계에 이를 눈금으로 표시한다. 공동모금회 측은 “지난 과오를 반성하고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모처럼 조성되던 기부 문화의 불씨가 이 사건으로 꺼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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