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공존을 향해/2부]<5>SNS로 전해온 독자들의 제안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25일 03시 00분


엄마가 바뀌고 “남의 아이도 내 자식처럼”
아빠가 변해야 “기업서 퇴직자 교육을” 우리도 달라져

《 “우리 사회 이기적인 풍토의 출발은 엄마다.” “내 자식만을 위해 살지 말자는 도덕심을 키워야 한다.”
“맞벌이맘을 위해 학교에서는 정보 취급을 좀 더 투명하게 해야 한다.” “퇴직자를 위해 재취업 교육을 해주는 기업문화가 필요하다.” “무상급식보다 더 시급한 것이 노인들 식생활 개선 문제다.”
“체계적인 맞춤형 노후설계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다시 공존을 향해’ 2부 1∼4회 기사를 본 우리 이웃들과 전문가들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동아닷컴, 기자 e메일을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따끔한 지적, 안타까운 심경도 적지 않았지만 “각계의 노력이 더해진다면 상황이 좋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고 입을 모았다. 》

○ “이기적 엄마 재교육 필요”

엄마들의 과도한 자기중심적 교육열을 다룬 1회 ‘양심마저 버린 신(新)치맛바람’에 대해 페이스북에서 한 독자는 “치맛바람을 맞으며 어른들의 그릇된 행위를 스펀지처럼 쏙 배우면서 자란 자녀들이 10년 후에 만들어내는 태풍은 우리 사회에 쓰나미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며 “번듯한 학벌과 경제력 없는 학부모도 뚜렷하게 한목소리를 내며 ‘치맛바람족’과 나란히 공존할 수 있는 풍토를 10년 계획을 세워서 만들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독자는 “기본을 잘 지키는 풍토가 마련되면 이 같은 ‘반칙’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길바닥에 침 뱉고 담배꽁초 버리는 행위, 음주운전, 위장전입, 병역비리, 탈세 등 기초질서 위반에 대해 10년간 쉬지 않고 꾸준히 단속하면 사회 전반적인 반칙과 비리도 사라지지 않겠느냐”고 제언했다.

전문가들도 원칙과 공존을 강조했다. 문용린 서울대 교수(교육학)는 “어느 사회에서나 법과 원칙이 안 지켜지면 내 것은 내가 요령을 피워서라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지게 마련”이라며 “손해가 오더라도 참고, 내 자식을 위해서만 살지 말자는 도덕심을 키우는 한편 사회적으로도 법 집행을 엄격히 해 생활규칙을 지키는 사람이 이득을 얻고 안 지키면 비용을 부담하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휘숙 충남대 교수(심리학)는 “타인에 대한 배려 없이 자기밖에 모르는 우리나라 사회 문제의 시작점은 ‘엄마’이며 가족 울타리 밖에 있으면 대개 적으로 보는 문화도 문제”라며 “어떤 일을 할 때 항상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자식도 그렇게 키우려면 엄마들에 대한 진지한 재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학교에서의 정보 취급 좀 더 투명해져야”

맞벌이 엄마와 전업주부 엄마의 ‘공존’을 다룬 2회 ‘일? 아이? 종(種)이 다른 엄마들의 항변’ 편에 독자들은 차원 높은 대안을 제안했다. 동아닷컴의 댓글에서 독자 최강인(binacraft) 씨는 “(학부모 사회에서 맞벌이 엄마가 소외당하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재택근무, ‘리모트워킹(remote working)’이 답”이라고 말했다. “일부 직종을 제외하고 웬만한 사무, 교육, 상담 등 대부분의 직종은 화상통화, 컴퓨터, 인터넷을 이용해 재택근무가 가능하다”는 견해다. 최 씨는 “사무실에서 자리를 지키지 않으면 일 안 한다고 생각하는 인식만 사라지고 재택근무를 인정하면 지역 시장 침체, 교통 문제, 도시화, 수도권 집중 등 많은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미경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여성인력정책센터 연구위원은 “나도 일하는 엄마의 입장에서 종종 그런 소외감을 느낄 때가 많다. 학교라는 공적인 공간에서 정보를 다루는 방식은 좀 더 투명해야 한다”며 “학교가 일부 엄마들과만 소통하지 말고 다양한 학부모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학교에 기여할 수 있도록 상담시간 유동화, 뉴스레터 발행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기업 문화 바뀌어야 ‘치킨아빠’ 사라진다”

‘잘나가던’ 가장이 하루아침에 영세 자영업자로 전락하는 문제를 다룬 3회 ‘40대 치킨아빠들의 희망가’에 대해 독자들은 한 대형마트가 한때 선풍적인 인기 속에 판매한 ‘통 큰 치킨’을 떠올렸다. 페이스북에 오른 내용 중에는 “정말 어쩌다가 ‘치킨아빠’라는 말이 나오게 됐는지 씁쓸할 따름”이라며 “통 큰 치킨을 싼 가격에 좋다고 사 먹긴 했지만 이렇게 닭 한 마리에 생계가 걸리신 분들께는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밝혔다. 동아닷컴에서는 김민경(minkyouu) 씨가 ‘선플’이라는 전제를 달고 “그래도 노력하면 잘될 수 있다”며 “더 열심히 희망을 가지고 치킨을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치킨아빠’의 양산을 막기 위해서는 기업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동원 고려대 교수(경영학)는 “한국은 기업에서 사람을 내보낼 때 아무 교육을 하지 않는다. 기업이 명예퇴직시키는 직원에게 밖에 나가서 먹고살 수 있도록 교육을 해주는 게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직 준비는 맞춤형 교육이어야 하기 때문에 국가보다는 기업이 주체가 돼야 하며 국가는 기업이 이런 프로그램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을 하는 방식으로 도와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된 뒤에는 교육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을 불명예스럽게 생각하지 말고 기업은 퇴직자에 대해 ‘버리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갖지 말아야 프로그램이 활성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미국의 통신기업 AT&T 같은 곳에서는 회사와 관련 있는 기술이 아니라 회사를 그만두고 밖에 나가서 써먹을 수 있는 기술을 교육하는 부서가 따로 있다”고 설명했다.

○ “무상급식보다 더 시급한 노인들 식생활 개선”

대책 없이 맞이하는 노후 문제를 조명한 4회 ‘가난한 노년, 단지 내 탓인가’를 본 한 독자는 가슴 짠한 사연을 페이스북에 올려 눈길을 끌었다. 이 독자는 “저희 아버지도 60대 중반이신데 취업 준비 중인 저 때문에 장사를 하시는 것을 보면 너무나도 죄스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지방에서 저 하나 키우시느라 추운 날에 고생하시면서 장사하시는 것을 보면 빨리 취직을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늘 죄송스럽다”며 “꼭 원하는 직장에 취업도 하고, 여자친구도 만들어서 결혼하고, 부모님과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무상급식보다 더 시급한 게 노인들 식생활 개선”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동아닷컴에서 신정범(sjb11817) 씨는 “국가가 모든 노인들에게 일정액의 생활비를 지급하되 노인이 사망하면 그 재산을 모두 국가로 환수하는 법을 만들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중장년층의 착잡한 심경도 접할 수 있었다. 중장년층으로 추정되는 한 독자는 “나는 이렇게 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보내오기도 했다. 페이스북에는 “난 솔직히 이 기사를 보고 ‘대한민국 공존을 향해 앞으로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나도 지금은 그들이 그랬던 것처럼 아등바등 살지만 기사에 나온 사람들처럼은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내가 있고 공존을 생각하는 것이지, 나 없는 공존은 의미가 없다”는 의견이 올랐다.

정부는 이 문제에 ‘입체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기영 보건복지부 베이비부머정책기획단 단장은 “가난한 노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 대한 확실한 보호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사적연금을 확보하는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맞춤형 노후 설계도 필요하다”며 “정부가 직접 서비스 개념으로 중장년층의 노후 설계에 도움을 주거나 기업, 대학, 시민단체 등에 인센티브를 줘 노후설계 시스템을 체계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정년을 연장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이 단장은 “정부와 개인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정년을 연장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정부와 노동계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동아일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2011together)와 ‘페이스북’(2011 다시 공존을 향해·www.facebook.com/2011together)에서 신년기획 ‘다시 공존을 향해’를 독자 여러분과 함께 제작하고 있습니다. 이 두 계정에서 ‘다시 공존을 향해’ 특별취재팀은 독자 여러분과 ‘친구’ 자격으로 소통하며 기사에 어떤 내용을 담을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허물없는 비평과 아이디어, 미처 저희 공존 취재팀이 포착하지 못한 관점이나 현장을 알려주시면 즉시 달려가 기사화하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페이스북에서는 개인신상 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있으니 편안하게 동아일보 특별취재팀과 의견을 나눠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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