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식당(일명 함바집)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여환섭)는 16일 함바집 브로커 유상봉 씨(65·구속 기소)에게서 금품을 받고 각종 편의를 봐준 혐의를 받고 있는 김병철 전 울산지방경찰청장을 소환해 밤늦게까지 조사했다. 김 전 청장은 청탁이나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청장은 이 사건 연루 의혹이 불거진 뒤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로 전보 발령 조치됐다.
또 검찰은 이동선 전 경찰청 경무국장이 유 씨로부터 다른 함바집 운영업자에게 고소당한 사건을 무마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차명계좌로 수천만 원을 받은 정황을 파악하고 수사 중이다. 이 전 국장은 유 씨를 통해 강희락 전 경찰청장에게 인사 청탁을 시도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번 주 안에 이 전 국장을 소환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유 씨가 강 전 청장을 만나기 전후 불과 몇 분 사이에도 인사 청탁자들과 수십 차례 통화를 한 사실을 토대로 유 씨가 강 전 청장에게 건넨 돈이 인사 청탁 목적이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강 전 청장의 혐의를 좀 더 구체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보강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인사 청탁 혐의를 받고 있는 경찰관 5, 6명과 유 씨 간의 구체적인 통화내용을 확인하는 한편 일부 경찰관은 다시 소환 조사했다. 유 씨와 통화한 경찰관들은 평소 유 씨와 자주 접촉해오다 인사철을 전후해 통화 빈도가 잦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보강 수사를 마무리한 뒤 이르면 이번 주 초에 강 전 청장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이다.
한편 경찰청은 앞으로 ‘함바 게이트’ 같은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총경 이상 경찰 고위간부를 감시하는 내부 암행감찰 인력을 기존 7개 팀(2인 1조)에서 10∼11개 팀으로 늘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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