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바비리’ 김병철 前울산청장 소환조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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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경무국장 차명계좌 포착… 유씨 고소 무마 돈거래 수사

건설현장 식당(일명 함바집)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여환섭)는 16일 함바집 브로커 유상봉 씨(65·구속 기소)에게서 금품을 받고 각종 편의를 봐준 혐의를 받고 있는 김병철 전 울산지방경찰청장을 소환해 밤늦게까지 조사했다. 김 전 청장은 청탁이나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청장은 이 사건 연루 의혹이 불거진 뒤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로 전보 발령 조치됐다.

또 검찰은 이동선 전 경찰청 경무국장이 유 씨로부터 다른 함바집 운영업자에게 고소당한 사건을 무마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차명계좌로 수천만 원을 받은 정황을 파악하고 수사 중이다. 이 전 국장은 유 씨를 통해 강희락 전 경찰청장에게 인사 청탁을 시도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번 주 안에 이 전 국장을 소환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유 씨가 강 전 청장을 만나기 전후 불과 몇 분 사이에도 인사 청탁자들과 수십 차례 통화를 한 사실을 토대로 유 씨가 강 전 청장에게 건넨 돈이 인사 청탁 목적이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강 전 청장의 혐의를 좀 더 구체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보강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인사 청탁 혐의를 받고 있는 경찰관 5, 6명과 유 씨 간의 구체적인 통화내용을 확인하는 한편 일부 경찰관은 다시 소환 조사했다. 유 씨와 통화한 경찰관들은 평소 유 씨와 자주 접촉해오다 인사철을 전후해 통화 빈도가 잦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보강 수사를 마무리한 뒤 이르면 이번 주 초에 강 전 청장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이다.

한편 경찰청은 앞으로 ‘함바 게이트’ 같은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총경 이상 경찰 고위간부를 감시하는 내부 암행감찰 인력을 기존 7개 팀(2인 1조)에서 10∼11개 팀으로 늘리기로 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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