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비 안 줘?’ 아파트 난장판 40대 ‘철창’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1일 17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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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검, 집단·흉기등재물손괴 혐의 구속기소

자신이 살던 아파트가 경매로 넘어가자 새 집주인에게 이사비를 요구했다 거절당한 뒤 집을 난장판으로 만든 40대가 법정에 서게 됐다.

1일 인천지검 형사4부(박문수 부장검사)에 따르면 인천시 계양구 작전동에 살던 김모 씨(42)는 올 4월 말 경매절차에 의해 김모 씨(66)에게 자신의 아파트를 넘기게 됐다. 이후 원 주인 김 씨는 새 주인 김 씨에게 이사비 250만원을 달라고 수차례 요구했다.

그러나 이사비를 줄 의무가 없는 새 주인은 이를 거절했다. 원 주인 김 씨는 여기에 앙심을 품고 '복수'를 계획했다. 새 주인이 들어왔을 때 고생하도록 집을 엉망으로 만들기로 한 것.

원 주인 김 씨는 새 주인이 이사 오기 전에 아파트를 찾아가 망치와 골프채로 유리창 27장과 문틀, 천장, 벽, 신발장, 출입문 잠금장치, 심지어 보일러 배관을 수리가 불가능할 정도로 때려 부쉈다. 심지어 콘센트 교체마저 어렵도록 여유 전선까지 완전히 끊었다.

새 주인 김 씨는 원 주인이 만들어 놓은 '광경'에 기가 차 경찰에 고소했으나 경찰은 '혐의가 없다'고 판단해 불구속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원 주인 김 씨가 '낙찰되기 전 부부싸움을 하면서 부순 것'이라고 범행을 부인하며 부인과 딸들에게까지 허위진술을 시켰기 때문이다.

검찰은 그러나 새 주인 김 씨가 억울하다며 항고를 하자 재조사해 원 주인 김 씨의 이사를 담당한 이삿짐센터 직원을 찾아내서 김 씨의 범행을 확인했다. 원 주인 김 씨는 결국 '집단, 흉기 등 재물손괴' 혐의로 최근 구속됐다.

검찰 관계자는 "김 씨의 범행은 경매나 사법절차 전반에 대한 고도의 신뢰를 훼손한 것"이라고 구속기소 이유를 밝혔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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