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초청 기후변화 좌담

  • Array
  • 입력 2010년 10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변화무쌍해진 기후… 적응력 키우려면 국민참여 끌어내야”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부설 지역경쟁력센터는 14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에서 이만의 환경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기후변화 적응 역량 강화를 위한 좌담회’를 가졌다. 사회는 박태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장과 임규진 미래전략연구소장이 맡아 진행했다.

지역경쟁력센터는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와 함께 ‘16개 시도 기후변화 영향 및 적응 역량 평가’를 실시해 지난달 13∼16일 3회에 걸쳐 동아일보 지면에 그 결과를 보도한 바 있다. 참석자들은 중앙정부, 지방정부, 산업계의 적극적인 기후변화 적응 노력뿐 아니라 국민의 인식 전환과 자발적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데 공감을 표했다. 이날 좌담회 내용을 요약 정리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이만의 환경부 장관,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왼쪽부터)이 14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 센터에서 ‘기후변화 적응 역량 강화를 위한 좌담회’에 참석해 토론을 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오세훈 서울시장, 이만의 환경부 장관,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왼쪽부터)이 14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 센터에서 ‘기후변화 적응 역량 강화를 위한 좌담회’에 참석해 토론을 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먼저 기후변화 적응의 의미를 간략히 설명해 달라.

▽이 장관=지구가 더워지는 현상은 상당 기간 계속된다. 이산화탄소(CO2)가 주범이다. 온실가스 저감 노력이 주로 과학기술적 측면에서 이뤄진다면 적응 대책은 시민들의 의식, 생활양식 등 문화적 측면이 크게 작용한다. 미디어를 포함한 사회교육 분야의 역할도 크다.

―오세훈 시장께서는 평소 기후변화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시의 적응 노력과 성과를 소개해 달라.


▽오 시장=기후변화 적응 부서를 지방정부 가운데 서울시가 처음 만들었다. 그동안 온실가스 감축에 주력해 온 게 사실이다. 적응에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지만 지난 4년간 서울시 공원면적이 당초 목표했던 대로 약 330만 m²(약 100만 평) 늘었다. 이번 추석 때 저지대 침수와 관련해 수방대책이 제대로 안 이뤄졌다고 공격을 받았는데 점검해 보니 최근 7, 8년 동안 많은 투자를 해왔다. 제 임기에만 거의 매년 1000억 원씩, 4000억∼5000억 원을 투자했다. 과거 대책 재탕이라는 주장도 확인해 보니 사실이 아니었다. 앞으로도 5000억 원 정도 투자할 계획이다. 이번 기회에 기후변화 적응 대책을 세심하게 마련할 계획이다. 10월에 전문가 포럼을 만들어 대책을 체계적으로 준비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다.

―기후변화가 기업에는 새로운 시장 창출 기회를 제공한다는 분석도 있는데 손경식 회장께서 산업계의 적응 노력에 대해 말씀해 달라.


▽손 회장=산업계도 CO2 감축 노력은 앞서서 해 왔는데 기후변화 적응 노력은 아직 초보 단계인 것 같다. 기후변화가 기업에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지만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데 동의한다.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물론이고 기상산업 물산업 자동차산업 등 여러 분야에서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 효율 제고 분야에만 2015년까지 30조 원 이상의 투자를 예상하고 있다.

―적응 대책 시행 과정에서 예산 확보, 정책 우선순위, 중앙-지방정부 간 견해차 등 풀어야 할 문제가 많은 것 같다.


▽이 장관=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다. 기후변화로 가장 피해를 보는 취약계층(노인 어린이 장애인 등)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재해 대책도 중요하다. 특히 물을 확보하고 관리, 운용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 산업 측면에서는 농업 해양수산업에 대한 특별 대책이 필요하다. 배추파동도 기후변화의 문제로 볼 수 있다. 올여름 기온 상승과 계속된 비로 고랭지채소 재배가 어려웠다. 앞으로는 시원한 비닐하우스를 만들어야 할지도 모른다.

▽오 시장=서울시의 고민은 투자 대비 효율성 문제다. 추석 전에 비가 220mm가량 왔다. 이런 정도는 최소한 대비해야 한다고 한다. 기상 패턴이 예측 가능할 때 얘기다. 대만처럼 한꺼번에 1000mm가 내릴 수도 있다. 이 가능성을 놓고 투자를 한다면 수십 조 원이 들어간다. 연간 예산이 20조 원인 도시에서 이런 투자는 할 수가 없다. 중앙정부 연구기관 등이 어느 정도의 투자가 적절한지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줬으면 한다. 어느 정도의 투자가 우리 경제 형편에 적절한지, 앞으로 기상 패턴이 달라지니 이런 정도는 투자해야 한다는 국민적 논의가 합리적으로 이뤄졌으면 한다. 투자 대비 효율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 필요가 있다. 전국적인 기준을 만들려면 환경부가 주체가 될 수밖에 없다.

―정부 및 기업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인식, 자발적 참여가 더 중요하다. 서울시 차원의 시민 참여 유도 프로그램이 있으면 소개해 달라.

▽오 시장=지금까지는 실효성 있는 적응 프로그램이 있었다고 얘기할 수 없다고 고백해야 할 것 같다. 이번 토론이 기후변화 적응 대책을 만드는 데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 그동안 에너지의 절약적인 측면에 지나치게 많은 노력을 했다는 점을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토론을 계기로 전문가 회의체를 만들어 어떤 식으로든 시민 적응 프로그램 준비 방안이 무엇이 있는지 검토해보겠다.

―중앙-지방정부, 산업계를 대표해 서로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해 달라.

▽손 회장=기업이 기후변화를 사업적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업성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연구개발 등에 적극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 연구개발 분야는 정부가 지원을 해줘야 한다.

▽이 장관=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 보다 지구온난화는 세계적인 문제인 만큼 국민 개개인이 세계화의 적극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문화적인 패러다임 시프트를 해야 선진국이 될 수 있다.

정리=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