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이 11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벡스코에서 개막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32차 총회에 맞춰 발간한 ‘한반도 기후변화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1991∼2000년 한반도 연평균 기온은 13.5도로 1912∼1990년 12도에 비해 1.5도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세계 평균기온 상승폭은 0.6도로 한국이 세계 평균보다 온난화가 빨리 진행되는 ‘기후변화 민감 지역’이라는 것을 뜻한다.
또 보고서는 한반도가 ‘웜풀(Warm pool) 엘니뇨’ 영향권에 들어가 혹한과 집중호우 등 극한적인 날씨가 자주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웜풀 엘니뇨는 일반 엘니뇨가 변형된 것으로 열대 중태평양에서 수온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현상이다. 일반 엘니뇨가 발생하는 해에는 한반도가 여름 가을에 한랭하다 봄에 따듯해지지만 웜풀 엘니뇨가 있는 해에는 여름과 가을 모두 온난한 기후가 나타난다.
이로 인해 한반도 기온이 높아져 아열대종이 증가하고 홍수와 가뭄 발생이 잦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반도 기후변화는 농업 보건 등 일상적인 삶에도 큰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2040년에는 감귤 재배면적이 북상해 한반도 내 재배 적합지 면적이 현재보다 36배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폭염 피해가 늘어 2050년과 2080년의 식중독 발생률은 지금보다 각각 15.8%, 26.4%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보고서는 국내외 연구논문 1500여 편을 분석한 것으로 기후변화 감시와 예측, 영향과 적응 두 부문으로 구성됐다.
한편 이날 IPCC 총회에는 인도 라젠드라 파차우리 IPCC 의장을 비롯해 제레미아 렝고아사 세계기상기구(WMO) 사무차장, 피터 질러스 유엔환경계획(UNEP) 조기경보 및 평가국장, 194개 회원국 대표 등 450여 명이 참석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 환경부 “재해 인프라 2015년까지 구축” ▼
폭염과 집중호우 등 기상이변에 취약한 지역을 표시하는 ‘기후변화 취약성 지도’가 제작된다. 이를 기반으로 도시 하수시설 개선, 소하천 정비 등 자연재해를 막는 인프라가 2015년까지 대대적으로 구축된다.
환경부는 11일 이런 내용을 담은 ‘국가 기후변화 적응대책(2011∼2015년)’을 발표했다. 이 대책은 갈수록 심해지는 폭염 집중호우 등 한반도 온난화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국토해양부 보건복지부 농림수산식품부 등 13개 부처 70여 명의 전문가가 참여한다.
이번 대책은 △건강, 재난·재해, 농업, 물관리, 산림, 해양·수산업, 생태계 등 7개 부문별 기후변화 적응대책 △기후변화 감시 및 예측, 적응산업, 에너지, 교육, 국제협력 등 3개의 기후변화 적응기반 대책 등 크게 두 분야로 나뉘어 부처별로 추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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