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5일 충남 예산군 덕산면 수덕사 입구에 있는 고암 이응노 화백(사진) 미술관(옛 수덕여관)을 찾은 임모 씨(46·경기 성남시)는 안내판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아크릴로 제작된 작가 연보에 이 화백의 출생지가 ‘예산군 덕산면 낙상리 24번지’라고 기재돼 있었기 때문이다. 임 씨는 “평소 이 화백의 삶과 미술세계에 관심이 많아 출생지가 충남 홍성인줄 알고 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화백의 출생지를 둘러싼 논쟁은 2008년 10월에 이미 결론이 난 상태. 당시 홍성군과 예산군이 법정논란까지 벌이자 대전지법 홍성지원은 사실관계에 대한 조사를 벌여 ‘홍성군 홍북면 중계리 386번지’라고 최종 판단했다. 하지만 이 화백이 한동안 머물며 작품 활동을 했던 수덕여관 소재지인 예산지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 특히 이 화백과 관련된 출판물과 인쇄물, 관련 단체에서 배포하는 일부 자료에 이 화백의 출신지를 여전히 예산으로 표기하고 있다.
홍성군 관계자는 “출생지를 놓고 두 자치단체가 팽팽하게 대립했던 만큼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홍성군 주민들은 “법원 결정이 내려진 지 2년이 지났음에도 출생지가 잘못 기록된 게 많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며 “충남도가 나서 정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성군은 홍북면 중계리 이 화백의 출생지에 48억 원을 들여 기념관 건립 및 생가 복원사업을 벌여 내년 3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현재 95%의 공정을 보이고 있는 기념관은 지하 1층, 지상 1층, 건물면적 1300m²(약 393평) 규모로, 이 화백의 작품 전시실과 작품 활동 모습을 3차원 그래픽 등으로 재현한 영상실 등을 갖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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