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안녕하세요” 대신 “○○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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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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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신당초교 ‘인사실험’ 학생들 장래 꿈 말하게 해

24일 오후 대구 신당초등학교 영어마을 교실에서 임순남 교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학생들의 영어 공부를 직접 도와주고 있다. 임 교장은 영어 잘하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24일 오후 대구 신당초등학교 영어마을 교실에서 임순남 교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학생들의 영어 공부를 직접 도와주고 있다. 임 교장은 영어 잘하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24일 오후 대구 달서구 신당동 신당초등학교. 교실을 나서는 한 학생이 “과학자가 되겠습니다”라고 한 뒤 고개를 숙였다. 담당 교사는 “열심히 공부해서 꼭 꿈을 이루어라”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목표(꿈)가 있는 학생은 성공한다’는 교장 방침에 따라 이 학교 인사 모습은 ‘안녕하세요’가 아닌 ‘자신의 꿈’을 얘기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대구 신당초등학교가 새로운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2000가구가 넘는 영구임대아파트로 둘러싸인 이 학교가 ‘꼴찌의 반란’이라는 야심에 찬 계획을 세운 것. 신당초에 따르면 620여 명 학생 중 300여 명이 무료 급식 대상자. 500여 명은 우유를 지원받고 있는 실정이다. 약 40%(240여 명)는 조손 및 한부모 가정이다. 가난과 외로움은 학생들에게 마음의 상처가 됐고 인성에도 나쁜 영향을 미쳤다. 급기야 학업 성적까지 대구지역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이 학교에 임순남 교장(55·여)이 최근 부임해 활기를 띠고 있다. 1993년 개교 이래 첫 여성 교장인 그는 지난달까지 대구시교육청 창의인성교육담당 장학관이었다. 임 교장은 수년간 시교육청에서 터득한 행정 경험을 현장에 접목시켜 성공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올해부터 진행되고 있는 ‘교육복지투자지원사업’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저소득 학생들의 학력 증진과 다양한 문화 욕구를 충족시키는 이 사업에는 2011년 2월까지 문화교실, 심리정서지원, 동아리활동 등 12개 분야에 총 2억여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지역 복지관, 경찰서, 동 주민센터 등 33개 기관도 참여할 예정이다.

임 교장은 “아이들의 재능을 키워주기 위해 영어와 국악 전문교육을 도입할 계획”이라며 “영어는 또래보다 더 잘하도록 하고 국악을 통해 인성 발달과 정서 안정에 노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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