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 국가대표 산실 명서초등 여자축구부

동아일보 입력 2010-09-26 12:59수정 2010-09-26 12:59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주관하는 국제대회 최초 우승이라는 대한민국 축구사의 새 역사가 기록된 26일 17세 이하(U-17) 여자월드컵 대표팀 선수를 5명이나 배출한 경남 창원시 의창구의 명서초등학교 여자 축구부가 주목받고 있다.

숙적 일본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한 여민지(함안대산고)를 비롯해 이정은(〃), 곽민영(〃), 김나리(현대정과고), 김수빈(〃)이 이 학교 출신이다.

부상으로 최종 출전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곽민영 선수를 제외한 나머지 4명이 이번 대회에서 맹활약했다.

오늘의 결과가 있기까지는 어린 선수들에게 왜 축구를 하는지 등의 목적의식을 심어준 감독의 지도와 꼼꼼한 훈련일지 작성 등이 밑거름됐다는 평가다.

주요기사
이 학교 여자 축구부 창단을 주도하고 10여년 째 이끄는 배성길(51) 감독은 "어린 아이들은 목적의식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왜 축구부에 왔는지,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게 해야 한다"며 "이러한 목적의식 심어주기와 인성교육이 더해져 오늘의 결과가 있게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당시 남학생을 대상으로 축구를 가르쳤던 배 감독은 "학교생활을 하며 여학생들의 끈기와 집념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는데 이런 잠재력을 축구에 접목하면 틀림없이 뭔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배 감독이 1년여 동안 학교를 설득한 끝에 2001년 4월 3일 여자 축구부가 창단됐고 이듬해에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 준우승을 시작으로 전국 대회에서 10여 차례우승하며 축구 명문이 됐다.

배 감독은 학교에 축구부가 없어 지역 축구클럽에서 취미삼아 축구를 하던 여학생들을 찾아가 부모나 담당 교사를 설득해 스카우트했다.

여민지 선수도 김해시 주말 축구클럽에서 축구를 하다 김해 임호초와 계동초를 거쳐 4학년 때 창원 명서초로 전학을 왔다.

배 감독에게 자식들을 맡겼던 학부모들은 하나같이 인성교육과 자세하고 꼼꼼한 훈련일지 기록을 축구선수로 성장하게 한 일등공신으로 꼽았다.

학부모들은 "집에서 천방지축이던 아이가 축구부에 들어가고 나서 완전히 달라졌다. 인사도 잘하고 정리정돈도 척척 되고 편식도 없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이정은 선수 어머니 김미자(50) 씨는 "일기장이 곧 훈련일지였는데 정은이가 쓴 내용을 보면 그날 훈련을 하면서 무엇을 했는지 직접 보지 않아도 눈앞에 훤히 그려질 정도였고 전문적인 축구용어나 기술 등에 대한 감독님의 설명이 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배 감독은 "목적의식을 심어주다 보니 대부분 초등학교 6학년이 됐을 때는 발리슛, 가슴 트래핑 등 중학교 2¤3학년 수준의 기술도 구사할 수 있게 됐다"며 "지금우리 축구부 4¤5학년 선수 중에는 제2의 여민지가 될 가능성이 충분한 선수들이 더러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배 감독은 "최근 들어 선수 수급이 여의치 않아 전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아쉬움도 전했다.

실력이 좋은 선수가 있어서 스카우트를 제의하면 '여자가 무슨 축구냐', '얼굴 검어진다', '다리 굵어진다' 등의 면박을 당하기 일쑤라고 그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배 감독은 "시대가 바뀌었고 이제는 여자들이 뭔가를 할 때"라면서 "축구는 남자의 운동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여자축구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 지역의 학교 여자축구부는 창원시 명서초등학교를 비롯해 함안군 함성중학교와 함안대산고등학교 등 3곳이 전부다.

인터넷 뉴스팀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