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파견자 상당수 활동비 명목 임금 받아”

동아일보 입력 2010-09-20 03:00수정 2010-09-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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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단체 편법지원 의혹… 정부, 공익사업 기금지원 사실상 묵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에 파견된 노조 전임자 중 상당수가 지난달 활동비 명목으로 임금을 지원받아 이 돈의 성격과 위법성 유무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그동안 한국노총 파견 전임자 중 상당수가 7월부터 시행된 유급근로시간면제제도(타임오프제)로 인해 임금(7, 8월분)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노총도 이날 공식적으로 “임금이든 활동비든 지급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노총의 한 고위 간부는 “일부 간부에게 활동비 명목으로 일정액을 지난달 지급한 것으로 안다”며 “임금 수준은 아니고 대상도 전체 파견자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타임오프제는 사용자(회사)가 법으로 정해진 수 이외의 전임자에게 임금을 줄 경우 이를 부당노동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예를 들어 법정 전임자 수가 5명인 회사 노조가 2명을 상급단체에 파견할 경우 상급단체 파견자 2명을 포함해 5명 모두 회사가 임금을 줄 수 있다. 하지만 5명 이외의 인력을 파견하고 회사가 임금을 주면 불법이 된다. 문제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등 경제단체가 기금 형식을 통해 상급단체 파견자의 임금을 지원할 경우 법적으론 불법이 아니라는 점. 경제단체는 사용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기금 형식을 통할 경우 편법인 것은 맞지만 불법은 아니기 때문에 부당노동행위로 처벌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노총이 노사 공익을 위한 사업을 벌이고 경제단체가 기금을 지원해 운영비를 충당할 경우 이를 허용할 방침이다. 이 때문에 기획재정부는 최근 노동조합단체가 벌이는 노사공익사업에 기금을 출연할 경우 상속세와 증여세를 면제해 주는 내용을 담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한국노총이 활동비로 지급한 돈의 성격을 놓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돈이 경제단체가 지원한 것인지, 한국노총이 자체 조달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은 상태. 한국노총이 자체 조달했다면 문제가 없지만 경제단체의 지원금일 경우 노총이 아직 노사공익사업을 벌이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전경련,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국은행연합회 등 경제단체는 최근 한국노총 후원 기금 조성을 위해 모금을 한 바 있다. 이 중 전경련이 모금한 돈이 한국노총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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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법 소지가 있음에도 고용부가 기금 조달을 통한 우회 임금 지원을 묵인하는 데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꺼번에 상급단체 파견자 전원이 임금을 받지 못할 경우 파장이 만만치 않기 때문. 고용부 측은 “제도 연착륙이라는 점에서 볼 때 상급단체 파견자 수를 한 번에 줄이는 것보다 점차 줄여 나가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기금을 통해 임금을 보전받는 전임자 수는 한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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