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동서남북/이권효]‘정성’ 부족한 취수원 이전 추진

동아일보 입력 2010-09-14 03:00수정 2010-09-14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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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서울시와 관련된 일이었다면 대구시가 이렇게 마음대로 했겠습니까. 구미를 무시하는 거죠.” 경북 구미시청의 한 간부는 13일 대구시에 아쉬움을 내보였다. 대구시가 수돗물 취수원을 구미 쪽으로 옮기기 위해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뢰해 진행 중인 예비타당성 조사가 일시 중단된 일을 가리킨다. 구미시가 최근 KDI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당초 이맘때 끝날 예정이던 타당성 조사가 미뤄진 것이다.

대구시는 지난달 초 현재 대구 달성군에 있는 취수원을 2014년까지 구미시 도개면 낙동강 상류 쪽으로 옮기겠다는 계획을 거의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이 나오자마자 구미지역 전체가 반발하고 있다.

대구시가 2008년에 이어 취수원 이전을 다시 추진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1991년 낙동강 페놀 사건 이후에도 한 번씩 일어나는 수돗물 오염을 근본적으로 없애기 위해서는 취수원 이전이 정답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6000억 원을 들여 구미의 상류까지 60여 km를 관로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대구시는 취수원 이전이 경북에도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지만 정작 이전 지역 주민들에게는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민은 환영하겠지만 구미 쪽에서 ‘물 도둑질’처럼 느껴질 수 있는 것이다. 구미지역에서는 취수원 이전을 “남의 집 마당에 마음대로 우물을 파는 염치없는 짓”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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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이전할 경우 하루 취수량 95만 t 가운데 대구가 62만 t을 쓰고 구미가 21만 t, 나머지는 김천 등 경북 5개 지자체가 쓴다”며 “대구만 좋자고 하는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또 “‘대구 취수원 이전’이 아니라 ‘대구경북 7개 지자체의 광역 취수원’이 정확하다”고 했다.

사정이 이렇다면 대구시는 구미와 김천, 상주, 칠곡, 고령, 성주 등 경북 지자체와 공감을 형성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대구시 관계자들은 최근에서야 구미시를 찾아 설명했다고 한다. 일을 이렇게 성의 없이 해서는 ‘안전하고 맑은 물 공급’이라는 목표가 아무리 좋아도 추진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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