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양심 비튼 비보이들… 어깨 무리 가는 춤동작 반복 현역서 빠져

동아일보 입력 2010-09-10 03:00수정 2010-09-10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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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그룹 멤버 11명 입건
한 팔로 지탱해 공중에서 몸을 돌리는 ‘에어트랙’(위)과 역시 한 팔로 지탱하고 팔을 굽혔다 폈다를 반복하는 ‘에어체어’ 동작. 두 동작 모두 어깨에 심한 무리가 간다. 사진 제공 서울지방경찰청
2005년 21세이던 유명 비보이 댄스그룹인 G팀의 팀원 이모 씨는 유독 고난도의 기술 연습에 치중했다. 국내에서도 일부 비보이만 할 수 있다는 ‘에어트랙’, ‘카포에이라’ 기술을 매일 두세 시간 시도했다. 한 팔로 온몸을 지탱하면서 공중에서 몸을 돌리거나 특정 동작을 취하는 이 기술들은 난도가 매우 높을 뿐만 아니라 몸에 큰 무리가 가 오랜 경력의 비보이들도 하루 1시간 이상 연습하지 않는다. 훈련이 끝난 뒤에는 10kg 이상의 스피커를 옮기는 등 힘든 일도 도맡아했다.

한 달 뒤 이 씨가 찾은 곳은 댄스대회장이 아니라 병원이었다. 그곳에서 습관성 어깨 탈구 진단서를 받은 이 씨는 병무청에 서류를 제출하고 신체검사를 받았다. 첫 검사에서 1급을 받았던 이 씨는 이날 받은 재검사에서 4급 판정을 받았다. 어깨탈구 때문이었다.

어려운 춤동작이나 격무를 반복하면서 어깨를 다쳐 병역을 피한 비보이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어깨에 무리가 가는 고난도 기술동작을 반복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고 충격을 가하는 식으로 어깨탈구, 인대손상을 유도해 4급 공익요원 판정을 받은 유명 비보이 댄스그룹 비보이 11명을 병역법 위반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은 병무청에 이들의 병역감경 처분을 취소하도록 통보했다.

국제대회에서 수차례 1등을 차지하기도 했던 이 팀의 팀장 박모 씨(26) 등은 조직적으로 이런 병역 기피 방법을 팀원들에게 알려주고 실행하도록 부추겼다. 한 팔로 온몸을 지탱하는 동작을 하루 두세 시간씩 반복해 연습하거나 아령을 든 채 팔을 떨어뜨리게 하는 등 평소 쉽게 할 수 있는 동작을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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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운동으로 춤추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 진통제를 먹어가며 버텼다. 일부 팀원은 4급 판정을 받은 뒤에도 공익근무를 연기하기 위해 한국방송통신대에 등록했다. 이곳에 등록하면 입영을 최대 1년 반까지 미룰 수 있다. 검정고시, 한자능력시험 등 응시도 안 할 시험에 등록해 입영을 연기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올 5월 정신질환자로 위장해 병역을 기피한 비보이들은 최근 법원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며 “경력 단절을 염려하는 이런 비보이들의 병역기피 사례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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