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빚 0원… 이런 지자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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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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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변한 기업 없고 지방세수 턱없이 부족해도…

재정자립도 16% 대구 남구
건전한 재정 운영 눈길

21일 오후 임병헌 대구 남구청장(왼쪽)이 8월 준공 예정인 남구보건의료센터 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이 센터는 전체 사업비 101억 원 중 82억 원을 특별교부세 등으로 충당해 남구 예산을 아꼈다. 사진 제공 대구 남구
21일 오후 임병헌 대구 남구청장(왼쪽)이 8월 준공 예정인 남구보건의료센터 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이 센터는 전체 사업비 101억 원 중 82억 원을 특별교부세 등으로 충당해 남구 예산을 아꼈다. 사진 제공 대구 남구
최근 경기 성남시가 지불유예(모라토리엄) 선언을 한 것과 달리 대구 남구는 건전한 재정운영으로 모범이 되고 있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데다 세수마저 적은 상황에서 거둔 결과로 다른 지자체가 본받아야 할 좋은 사례로 꼽힌다.

21일 남구에 따르면 현재 재정자립도는 15.9%. 대구 지자체 8개 중 최하위 수준이다. 수성구 30%, 달성군 38% 등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지는 수치다. 변변한 기업도 없고 인구도 계속 줄고 있어 지방세수와 세외수입이 많이 부족하다. 남구 전체 면적 6.2%, 임야를 제외한 면적 약 10%를 미군부대가 차지하는 점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미군은 토지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다. 상황이 이런데도 남구는 지난해 말 현재 부채가 없다. 대구 시내 8개 기초단체 가운데 유일하다.

남구는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시비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예산을 지원받은 경우 합리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중앙정부의 신뢰를 꾸준히 쌓고 있다. 수시로 정부와 대구시를 찾아다니며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건의해 특별교부세 등을 확보하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시책 발굴이 곧 국·시비 확보’라는 임병헌 구청장의 의지도 한몫을 하고 있다. 7월 첫 간부회의에서는 내년도 시책을 구상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이 같은 노력은 고스란히 결과물로 이어졌다. 2008년 3월부터 12월 사이에 공사를 마친 청사 리모델링 사업이 대표적인 사례. 당초 신축 공사비로 용지 매입비를 포함해 259억 원이라는 막대한 사업비가 예상됐지만 리모델링으로 선회해 시비 29억 원 등 42억7000만 원으로 해결했다. 특히 남구는 이 성과로 행안부의 청사 건립 모범사례로 꼽혀 특별교부세 20억 원을 받았다. 이 돈은 다시 구청 민방위교육장 리모델링 사업비로 들어갔다. 남구 주민의 숙원인 보건의료서비스센터는 총 사업비 101억 원 중 82억 원을 특별교부세 등으로 충당해 8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임 구청장은 “조만간 조직을 개편해 인건비를 절약하는 등 치밀한 예산 계획을 세워 앞으로도 합리적으로 예산을 집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어려운 재정을 이겨내기 위한 지자체들의 움직임도 시작됐다. 대구 수성구는 이진훈 구청장 취임 후 열린 7월 첫 확대간부회의에서 맞춤형 건전재정 운영 대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특히 직원 성과평가의 주요 관점에 ‘일+예산 절감’, ‘효율성 제고’라는 방식을 도입한다.

이 구청장은 “맞춤형 건전재정 운영을 통해 절감된 예산은 일자리 사업에 적극 투자할 계획”이라며 “내년도 예산은 업무보고 후 꼭 필요한 경비를 제외하고 적재적소에 예산을 편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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