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폭행 교사 직위해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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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 전원 심리치료 받기로
시민들 학교에 ‘비난’ 빗발

“잘못했습니다. 어떤 처벌이든 받겠지만 해명 기회조차 없이 매장되는 것 같습니다.”

학생 폭행 동영상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서울 문창초등학교 오모 교사가 15일 이 학교에서 열린 분쟁조정위원회에서 한 말이다. 서울시교육청은 16일 오 교사를 학생들과 격리시키기 위해 직위해제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또 피해 학생과 같은 반 학생 전원에 대해 청소년수련관의 도움을 받아 심리치료를 하기로 했다.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서울 학부모회는 이날 “서울시교육청에 오 교사의 해임을 요청하고 오 교사를 동작경찰서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문창초등 관계자는 1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오 교사를 감싸려는 것처럼 들릴까 두렵다”며 어렵게 입을 열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주 금요일인 9일 피해 학생의 부모가 학교를 찾아왔다. 부모는 교장 교감에게 아이가 맞는 영상을 보여주며 항의했고 교장은 오 교사에게 경고장을 발부하기로 했다.

이 관계자는 “피해 학생 측에서 학부모단체에 외부로 공개하지 말라며 폭행 영상을 제공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데 영상이 이미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학교가 곤란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고 말했다. 인터넷에서는 오 교사를 ‘오장풍’(맞은 아이가 장풍을 맞은 것처럼 나가떨어졌다고 해서 붙은 이름)으로 부르며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학교에도 시민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일부 격노한 시민은 “교사의 연락처를 알려 달라.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다. 교사들이 하루 종일 욕설 섞인 전화를 받느라 학교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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