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어른보다 용감한 중학생 3총사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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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초등생 성추행 186cm 남학생 추격끝 붙잡아

“살려주세요!” 3일 오후 수업이 일찍 끝나 서울 은평구 수색동의 한 PC방을 찾은 중학생 이모 군(16) 등 동갑내기 친구 3명은 화장실에서 비명을 지르며 뛰쳐나오는 한 여자아이와 부딪혔다. 뒤이어 좁은 남녀공용화장실에서 키 186cm, 몸무게 90kg의 김모 군(17)이 따라 나왔다. 본능적으로 ‘이 남자를 붙잡아야 한다’고 생각한 이 군 등은 무작정 쫓기 시작했다. 2층에 있던 PC방 앞에서부터 1층까지 몇 번이나 몸싸움을 벌이고 추격전을 벌인 끝에 이 군 등은 건물 1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자전거 잠금장치를 풀어 도주하려던 김 군을 붙잡았다. 두 명이 도망치지 못하게 김 군의 양팔을 붙잡은 사이 다른 한 명이 112에 신고했다. 김 군은 5분 만에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11일 PC방 화장실에서 우연히 마주친 초등학생 A 양(12)의 몸을 만지고 입을 맞추는 등 성추행하다 이 군 등에게 붙잡힌 김 군을 5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김 군은 피해 아동에게 “어제 여자친구와 헤어져서 기분이 좋지 않다”며 “소리를 지르면 죽이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어른들도 범죄 현장을 외면하는 세태에 몸을 사리지 않고 용감하게 범인을 검거했다”며 이 군 등에게 표창장과 함께 신고포상금 20만 원을 수여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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