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애니콜’ 이기태 연대 교수 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5일 15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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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수ㆍ총장급 급여' 파격 대우…송도캠서 융합학문 강의

'애니콜 신화'의 주역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62)이 연세대 강단에 선다. 연세대는 이 전 부회장을 연세대 송도국제캠퍼스 글로벌융합학부 정보기술(IT) 융합 전공 정교수로 임명한다고 5일 밝혔다.

2002년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BW)가 뽑은 '아시아의 스타 25인,' 2004년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지가 뽑은 '무선통신분야의 선구자,' 2005년 전자·정보통신분야 최고권위 단체인 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가 선정한 산업리더상 수상자인 이 전 부회장은 같은 회사의 황창규 전 반도체부문 사장(현 지식경제부 국가연구개발 전략기획단장)과 함께 대표적인 이공계 스타 최고경영자(CEO)다. 1973년 삼성전자 라디오과에 입사해 2000년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대표이사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1992년부터 무선사업부에 근무하면서 손쉽게 물건을 팔 수 있는 저가(低價) 전략 대신 품질과 기술로 승부하는 '고급화' 전략을 선택했고 정보통신총괄 대표이사를 맡은 뒤 7년간 연구개발(R&D)에 중점을 둬 삼성의 휴대전화 '애니콜'을 노키아에 이은 세계 점유율 2위의 휴대전화로 급성장시켰다.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의 대표적 경영인중 한명이었지만 박사 학위가 없는, 그저 학사 출신인 기업인이 곧바로 정교수로 임용되는 것은 국내에선 매우 이례적인 일. 그동안 대기업의 CEO급 임원이 대학의 석좌교수나 객원교수로 부임하는 경우는 흔했지만 학사 출신이 곧바로 전임교수가 되는 것은 연세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 부회장은 인하대 전기공학과 학사 출신으로 이후 학력은 서울대 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한 것이 전부다.

연세대 이재용 공과대학장은 "한국 무선통신 산업을 이끌어 온 역량을 인정했고 실용적이면서도 글로벌한 교육을 중시하는 송도 캠퍼스의 특성에 적합해 임용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대학 측은 세계적 기업의 임원으로 국내 IT업계 최고 권위자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연세대 총장과 같은 수준의 최고 예우를 제공하기로 했다.

장고 끝에 제안을 승낙한 이 전 부회장은 "연세대 국제캠퍼스를 진정한 산학협력의 모델로 삼고 세계적인 글로벌 대학의 허브로 만들겠다"며 "세계적인 기업 삼성전자에서 40여 년간 쌓은 노하우를 연세대에 심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연세대 국제캠퍼스 글로벌융합학부에서 IT 융합 전공 관련 연구와 강의를 하며 인재 양성 및 프로그램 개발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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