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이 선제공격’ 고교생이 허위사실 유포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8일 12시 08분


코멘트
천안함 폭침 사건과 관련해 '남한이 북한을 선제공격 한다'는 내용의 허위 사실을 처음 인터넷에 퍼뜨린 장본인은 한 고등학생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고등학생의 거짓말은 불과 30여분 만에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전국으로 확산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8일 인터넷 메신저의 '전체쪽지' 기능을 이용해 이 같은 허위 사실을 인터넷에 퍼뜨린 혐의(전기통신기본법 위반)로 고등학교 1학년 유모(16) 군을 검거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유 군은 지난달 26일 오후 11시23분경 전남 여수시 자신의 집에서 "전쟁태세를 갖춘 북한이 쳐들어오는 것은 시간문제라 남한이 먼저 선제공격을 하기로 했다. 만 17세 이상 남자들은 모두 전쟁에 참여하고 휴교령이 내려진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쪽지를 인터넷 메신저로 친구 15명에게 동시에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유 군은 경찰 조사에서 "북한이 전쟁준비태세를 갖췄다는 기사가 인터넷에 실시간 1위를 한 것을 보고 단순히 남들을 속이겠다는 생각에 쪽지를 보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유 군의 거짓말은 순식간에 전국으로 확산됐다. 유 군의 쪽지를 받은 메신저 사용자들은 곧바로 다른 사용자들에게 전달했다. 유 군의 글이 메신저를 통해 20여단계를 거쳐 한 인터넷 포털 카페 게시판에 게시되기까지는 불과 35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 뒤에도 유 군의 글은 인터넷 포털 게시판 등으로 계속 퍼져나가 10대 청소년들의 전쟁에 대한 불안심리를 자극해 지난달 31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쪽지가 돌고 돌아 수십만 명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며 "커다란 사회적 혼란을 일으킨 만큼 검찰과 협의해 형사 처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박진우기자 pjw@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