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6·2 선거 격전현장/경북 안동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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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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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vs 이’ 안동 대표문중 점잖은 경쟁

권영세 “큰 인물론” 이동수 “시민후보”
인신공격 자제… “내가 개발 적임자”

“새 도청 소재지로서 안동의 미래를 완벽하게 설계하겠다.” 경북 안동시장 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권영세 후보와 무소속 이동수 후보가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우는 것은 2014년까지 안동시 풍천면으로 이전할 예정인 경북도청이 순조롭게 들어서도록 하는 것이다. 안동으로서는 가장 중요한 이 사업을 어느 후보가 더 잘해 낼 수 있느냐에 유권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라는 분위기 때문인지 두 후보는 겉으로는 차분한 가운데 경쟁적으로 표밭갈이를 하는 모습이다. 김휘동 현 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공천 경쟁은 벌어졌지만 다른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죽기 살기 식 싸움은 불거지지 않았다. 두 후보 측은 “지금도 주민들의 지지가 가장 높은 사람은 김 시장”이라고 했다.

후보들이 이처럼 현 시장을 안동의 어른으로 예우하면서 점잖은 경쟁으로 주민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보여주려고 하는 다른 중요한 이유는 이들이 안동지역의 대표적인 문중 출신이기 때문이다. 권 후보는 안동 권씨 시조 권행의 34대 후손이며, 이 후보는 진성 이씨인 퇴계 이황의 15대 후손이다. 이 때문인지 상대 후보에 대한 인신공격성 비방 같은 것은 찾아보기 어렵다. 유권자들도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아 투표일에 표심이 어디로 기울지 쉽게 가늠하기 어렵다.

권 후보는 ‘큰 인물론’을 내세운다. 도청 이전이라는 굵직한 과제를 매끄럽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중앙과 지방 행정에 대한 경륜이 풍부한 리더십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권 후보는 “도청 이전은 안동 역사에 큰 획을 긋는 중대한 사업이므로 조금도 차질이 생겨서는 안 된다”며 “이 과제를 완벽하게 추진할 능력과 자신감을 갖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후보 측은 지지도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어 당선을 자신하고 있다.

이 후보는 ‘안동 사람’을 내세우며 승리를 낙관하고 있다. 주민 1300여 명의 투표로 무소속 후보 3명의 단일화를 이뤄 ‘시민 후보’라는 타이틀을 강조한다. 이 후보는 “도청 유치는 김 시장과 함께 뛰면서 이루어낸 것”이라며 “안동의 구석구석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안동의 미래 설계에도 자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 측은 현재 권 후보에 비해 15%가량 뒤지고 있지만 바닥 민심은 다르다고 보고 역전을 기대하고 있다. 안동시 인구 16만7479명 중 유권자는 13만4629명이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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