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피플&피플/인하대 인수호 행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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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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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음주 30년간 지켜본 교직원
‘폭음실태 - 사고예방’ 석사논문 쓰다

최근 ‘대학생 음주실태와 음주문제 예방에 관한 연구’란 논문을 펴낸 인하대 인수호 경상대학 행정실장. 그는 “대학생들의 과도한 음주는 건강은 물론이고 학교생활, 대인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성폭력 등 범죄를 일으킬 우려가 높다”고 강조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최근 ‘대학생 음주실태와 음주문제 예방에 관한 연구’란 논문을 펴낸 인하대 인수호 경상대학 행정실장. 그는 “대학생들의 과도한 음주는 건강은 물론이고 학교생활, 대인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성폭력 등 범죄를 일으킬 우려가 높다”고 강조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대학생 때 올바른 자신의 음주습관을 정립해야 각종 피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고 봅니다.”

30년간 대학 교직원으로 근무한 직원이 대학생의 음주 실태와 예방을 위한 내용을 담은 석사논문을 펴냈다. 인하대 인수호 경상대학 행정실장(54)은 최근 ‘대학생 음주실태와 음주문제 예방에 관한 연구’란 논문을 발표했다.

“최근 3년간 무려 7명의 대학생이 신입생 환영회 등으로 소중한 생명을 잃었습니다. 자신의 주량도 모른 채 선배들과 친구들의 강압된 권유에 따라 술을 마시다 변을 당한 것이죠.”

그는 인하대 학생 200명을 대상으로 대학생 음주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 대학생의 절반 정도가 ‘원 샷’ ‘권유’ ‘잔 돌리기’ ‘내림 술’ ‘폭탄주’ ‘분위기’ 등 다양한 유형의 방법에 따라 술을 강제로 마시는 경험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대학생 10명 가운데 8명이 술을 마신다고 응답했으며 이 가운데 3명이 ‘최근 2주간 소주 1병 이상을 3회 이상 마신 경험’이 있는 이른바 ‘상습폭음자’인 것으로 분석됐다. 그는 “심각한 수준으로 음주를 하고 있지만 상당수의 대학생이 위험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술 먹고 그럴 수도 있다’는 우리 사회의 관대한 ‘음주 문화’가 적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0명중 3명은 상습 폭음
과음량을 적정량이라 착각
신입생때 음주교육 절실”


대학생들은 정상 음주량보다 훨씬 많은 양을 정상 음주량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상당수의 남학생은 6∼10잔(48%), 여학생은 4∼5잔(36%)이 정상 음주량이라고 밝혔다. 남학생은 보통 소주 1병 이상을, 여학생은 반 병 이상을 적정한 음주량으로 보고 있는 것. 하지만 보건복지부가 권장하는 정상 음주량 수준(남자 4잔, 여자 2잔)보다 양이 많은 편이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2008년 인제대 음주문제연구소가 아주대 등 수원지역 5개 대학 10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한 음주실태 조사와 비슷하다.

그는 “한국 대학생들이 처음으로 술을 먹는 시기가 고등학교 때와 대학 입학 직후가 가장 많은 만큼 이 시기에 올바른 음주 습관을 인식시켜 주기 위한 교육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대학마다 ‘대학보건소’가 있는데 관할 지자체 보건소와 협의해 음주상담교실을 여는 것도 바람직하다는 것. 그는 연구처에 재직할 때 인하대 의대 간호학과 이미형 교수와 함께 국고를 지원받아 인천 알코올상담센터, 수원 알코올상담센터를 운영한 것이 계기가 돼 음주에 대한 사회적 폐해에 대해 인식했다. 대학원에 입학한 뒤에는 알코올센터로 현장실습을 나가 알코올중독자와 대화를 나누고 치료과정을 직접 보면서 음주폐해에 대한 실상을 확인했다.

그는 “알코올중독 회복기에 있는 사람들과 무주여행(無酒旅行)을 함께 하면서 음주문제에 대한 예방과 교육에 폭넓은 사회적 관심을 이끌어 낼 연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사회 초년병인 대학생들을 음주의 피해에서 보호할 수 있는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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