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교통혁명Ⅰ]‘교통체증 공포’에서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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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제2터널 조기 개통 추진

경남 창원과 부산 강서구를 연결하는 도로 조감도. 창원제2터널이 포함돼 있다.
경남 창원과 부산 강서구를 연결하는 도로 조감도. 창원제2터널이 포함돼 있다.
경남 김해시 장유면 P아파트에서 창원시 사림동 경남도청으로 출퇴근하는 박모 씨(40). 그는 올해 3월 10일 오전 겪었던 ‘출근 전쟁’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9일 밤과 10일 새벽 사이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많은 눈이 내리면서 장유∼창원시를 잇는 창원터널(2.34km) 주변 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했기 때문. 평소 20분 거리였지만 이날은 3시간 반가량이나 걸렸다.

이날뿐 아니다. 주말이나 휴일, 명절, 휴가철 등은 물론 출퇴근 시간이면 창원터널은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는다. 장유 인구가 12만 명을 넘어 20만을 향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는 것이 주 요인이다. 창원터널 정체는 3차로에서 2차로로 줄어들면서 생기는 병목현상 등 도로 구조, 차량 증가가 원인으로 분석됐다. 창원터널 하루 평균 통행량은 8만5000대 안팎. 적정 용량을 훨씬 초과했다는 분석이다.

일부에서 “터널 요금소가 체증 주범”이라는 지적에 따라 경남도는 최근 출퇴근시간 무료화도 시행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경남도는 현재 건설 중인 가칭 ‘창원제2터널’ 조기 개통이 대안이라고 결론지었다.

창원시 완암동과 부산 강서구 생곡동을 연결하는 총연장 22.4km, 왕복 4차로다. 도로 폭은 20m, 설계속도는 시속 80∼100km. 이 지방도는 민간자본이 건설하고 있다. 현대건설을 주축으로 롯데건설, 풍전종합건설 등 12개 업체가 참여했다. 이들은 사업시행을 위해 경남하이웨이㈜를 만들었다.

전체 사업비는 3713억 원. 경남하이웨이가 건설비 2846억 원을 대고, 부산시와 경남도, 창원시와 김해시가 보상비 867억 원을 분담한다. 경남하이웨이는 27년간 통행료를 받아 건설비를 회수한다. 이른바 수익형 민자사업인 BTO 방식이다. 전체구간 통행료는 소형차 기준 1760원으로 예상된다.

노선은 창원시 완암동∼남지 나들목(IC)∼안민나들목∼불모산나들목∼창원제2터널∼서장유나들목∼율하나들목∼강서구 미음나들목∼생곡나들목으로 이어진다. 이 도로에는 터널 6개, 교량 21개, 영업소 2개가 들어선다. 터널 가운데는 창원제2터널이 2185m로 가장 길다.

김정강 경남도 건설항만방재국장은 “창원국가산업단지와 마산항, 부산 신항을 연결하는 산업벨트 구축 및 창원∼김해∼부산간 도시개발 벨트 구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혼잡 시간대 창원과 김해, 부산 간 이동시간이 1시간에서 20분대로 줄어든다”고 말했다.

경남하이웨이 이정규 본부장은 “창원∼김해∼부산을 연결하는 동서축 간선도로 구축으로 창원시 도심교통량 분산은 물론 남해고속도로 제2지선 교통량 분담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 용어설명

BTO(Build-Transfer-Operate)는 민간자금으로 건설해 소유권은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로 이전하지만, 운영권은 사업자가 일정 기간 갖고 사용료 징수를 통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이다. 도로나 철도 등 수익(통행료) 창출이 비교적 쉬운 시설이 BTO 사업 대상.

임대형 민자사업인 BTL(Build-Ttansfer-Lease)은 민간자금으로 건설해 정부로 소유권을 이전하고 민간이 관리 운영하지만 학교나 문화시설 등 수요자(학생, 관람객 등)에게 사용료를 부과해 투자비 회수가 어려운 시설로, 정부가 시설임차(Lease)나 사용료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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