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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천안함 인양]함미 바지선에 내리다 거치대 파손…6시간 만에 첫 시신 발견

입력 2010-04-16 03:00업데이트 2010-04-1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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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양에서 수색까지위령제 기적과 함께 인양 시작모처럼 맑은 날씨에 작업 순조거치대 수리한 후 수색 개시격실 파손 심해 시신수습 진땀 “부∼웅∼.” 15일 오전 8시 44분. 천안함 실종자를 기리는 위령제에 맞춰 백령도 해역에 있는 함정들의 기적소리가 15초간 푸른 바다 위에 메아리쳤다. 숙연한 분위기 속에 모든 해군과 해병대의 군무원, 장병은 천안함 실종 장병의 넋을 위로하는 1분간의 추모묵념을 했다.

이후 시작된 인양작업은 화창한 날씨만큼이나 순조로웠다. 오전 9시부터 백령도 장촌포구 남쪽 1.4km 해역의 바닷속에 있던 함미 부분은 2200t급 크레인선의 직경 90mm 인양용 체인 세 가닥에 의해 1분에 1m씩 서서히 끌어올려졌다. 10분여가 지나면서 드디어 가장 윗부분인 사격통제레이더실이 물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2, 3분 지나자 미사일발사대와 부포 포탑 등이 차례로 올라왔다. 인양팀 요원들은 고무보트로 끊임없이 함미 부분을 맴돌며 유실물이 나오는 것을 방지했다. 함미의 상당 부분이 물 위로 드러나자 함미 위로 올라가 안전망을 추가로 점검했다.

9시 반경 천안함의 함미가 갑판까지 모습을 드러내자 인양팀은 함체의 무게를 줄이기 위한 자연배수작업에 나섰다. 이후 배수펌프를 이용한 인공배수작업을 이어갔다. 1시간가량 배수가 계속되자 정오경 함미 부분은 물 위로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낮 12시 20분경 드디어 무게가 955t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함미를 바지선의 거치대에 1m의 오차 없이 정확하게 탑재하는 어려운 작업이 시작됐다. 바지선 위 공중에 떠 있는 함체와 거치대의 미세한 위치를 조정하는 작업이 진행되는 40여 분 동안 인양작업 현장은 물론이고 백령도 전체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오후 1시 14분. 서서히 바지선 위에 함미 부분이 내려지자 해안에서 인양작업 현장을 지켜보던 주민들의 입에서는 ‘아∼’ 하는 안도의 한숨이 새어나왔다. 예정보다도 1시간 반여 빠른 작업속도였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함미를 바지선에 올리는 과정에서 거치대 10개가 부서졌다. 거치대의 손상으로 자칫 인양 및 수색 과정이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었다. 격실 내부는 너덜너덜할 정도로 파손 정도가 심해 수색대원들은 시신을 수습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군은 거치대 보정작업을 하며 오후 2시 50분경 해난구조대(SSU) 40여 명을 투입해 함 내에 작업등을 설치하고 통로를 개척해 오후 3시 5분에는 합조단 과학수사팀 4명을 승조원식당으로 투입하고 실종자 가족을 들여보내는 등 본격적인 실종자 수색작업을 진행했다. 이윽고 함미 곳곳에서 시신이 발견됐다. 오후 3시 10분경 함미 내에서 실종 병사의 시신 4구가 확인된 것을 시작으로 그동안 가족들이 애타게 기다려 온 병사들의 시신이 잇따라 나왔다. 군은 수습된 병사들의 시신을 태극기로 덮어 영현낭(英顯囊)에 안치한 뒤 독도함으로 옮겼다. 이어 헬기편으로 3구씩 경기 평택시 해군 2함대로 운구했다. 이후 현지 검안실에서 6개조로 편성된 검안팀이 사망 원인을 파악한 뒤 임시 안치소로 옮겼다.

백령도 앞 해역에서 실종자수색팀은 한 명의 실종자라도 더 찾기 위해 함 내에 유도등을 밝힌 채 밤늦게까지 분주하게 작업을 진행했다.

한편 함미의 모습은 이날 오후 2시 5분부터 6, 7분 동안 취재진에 공개됐다. 취재진은 천안함에서 274m 떨어진 거리에서 배를 타고 그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다.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천안함 함미의 절단면은 녹색 그물에 싸여 있었지만 사건이 발생한 당시의 정황을 알려주려는 듯 마치 왕관처럼 삐죽삐죽 솟아있었다. 절단면을 정면으로 봤을 때 가운데 날카롭게 솟은 부분이 오른쪽(좌현)으로 밀려 올라가 있었다. 함미 측면의 아랫부분에서는 오랜 기간 물속에서 부식된 까닭인지 드문드문 암갈색이 드러나 보였다. 함미 끝부분에 주인을 잃은 고유번호 772와 ‘천안’이라는 글자만이 남아 있었다.

백령도=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동영상=처참한 함미…그들은 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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