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DMZ 대성동초교, 폐교위기서 명품학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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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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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체험식 영어교육 인기… 졸업생 늘고 전학대기 36명

경기 파주시 군내면 비무장지대에 자리한 대성동초등학교 학생들이 공동경비구역(JSA) 소속 미군 장병에게서 영어를 배우고 있다. 한때 폐교 위기에 몰렸던 대성동초교는 생생한 영어교육이 효과를 내면서 학생들이 몰리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 제공 대성동초등학교
경기 파주시 군내면 비무장지대에 자리한 대성동초등학교 학생들이 공동경비구역(JSA) 소속 미군 장병에게서 영어를 배우고 있다. 한때 폐교 위기에 몰렸던 대성동초교는 생생한 영어교육이 효과를 내면서 학생들이 몰리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 제공 대성동초등학교
비무장지대(DMZ) 안에 자리한 대한민국 최북단 학교인 대성동초등학교.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는 경기 파주시 군내면 대성동마을에 있는 작은 학교다. 1968년 문을 연 뒤 지금까지 졸업생이 150여 명에 불과하다. 그러다 보니 매년 2월 열리는 졸업식은 늘 ‘초미니’였다. 지난해 3명, 2008년에도 3명이 졸업하는 데 그쳤다. 2007년에는 단 1명의 졸업생도 배출하지 못해 폐교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사정은 다르다. 18일 열린 졸업식에는 최근 10년간 가장 많은 6명의 졸업생이 나왔다. 게다가 다음 달에는 5명이 새로 입학하고 6명이 전학 온다. 남은 재학생 19명을 더하면 전체 학생 수는 30명으로 늘어난다. 여기에 대성동초교로 전학 오기 위해 대기 중인 학생은 36명이나 된다.

위기의 학교에서 인기 학교로 바뀐 대성동초교의 ‘신분 상승’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2008년 시작된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 소속 미군들의 체험식 영어교육은 이 학교의 자랑거리다. 미군 장병들은 매주 두 차례 학교를 찾아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친다. 학생들은 단순히 읽고 쓰는 데 머물지 않고 장병들과 함께 축구경기를 하거나 명절 때 송편을 만들면서 살아있는 영어를 배운다. 알뜰시장을 열어 직접 물건을 사고팔기도 하고 핼러윈데이 때는 분장을 한 채 함께 어울려 축제를 즐긴다.

파주교육청도 2006년 학교를 살리기 위해 이곳을 공동학구로 지정해 다른 지역에서 전학 올 수 있도록 했다. 또 명품학교로 선정해 방과 후 교육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런 변화에 힘입어 대성동초교는 지난해 7월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영어리더학교 표창을 받기도 했다. 또 학생들은 파주시 영어말하기대회와 학생미술실기대회 등 각종 대회에서 잇달아 수상하고 있다.

박순철 교무부장(45)은 “교육청과 미군 측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이제 영어교육에 있어서는 최적의 환경을 갖추게 됐다”며 “다른 곳에서 온 학생들이 등하교 때 검문소를 거쳐야 하는 불편은 있지만 학교에 대해서는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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